3년 성과 부재 속 뒤늦은 공개…기술 경쟁력보다 리더십 공백만 부각
편집 영상은 남았지만 자율주행 로드맵은 여전히 불투명
편집 영상은 남았지만 자율주행 로드맵은 여전히 불투명
이미지 확대보기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계열사 42dot(포티투닷)이 최근 공도 자율주행 영상을 공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나섰다.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의 상륙과 3년 가까이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서 나온 행보다. 하지만 영상 공개 이후 업계 반응은 기대보다 의구심에 가깝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티투닷은 3일 해당 영상을 통해 공도 주행 기반 자율주행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기술 성과라기보다 여론 반전용 카드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영상은 실제 주행 환경에서의 안정성과 재현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편집 장면 위주로 구성돼 있다. 공도 자율주행이라는 표현에 비해 구체적인 조건과 검증 결과도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다.
포티투닷을 향한 시선이 냉정해진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으로 합류한 뒤 지난 3년간의 성과 부재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기반차(SDV) 전환을 공식화하며 자율주행을 핵심 축으로 내세운 이후에도 포티투닷은 시장에서 평가할 만한 가시적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쟁사들이 단계적 상용화와 실증 데이터 축적에 집중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송창현 사장은 최근 사임의사를 밝히며 내부 메시지를 통해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자동차를 인공지능(AI) 디바이스로 전환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레거시 조직과의 충돌과 SDV 전환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한 보이지 않는 장벽도 언급했다.
다만 이 같은 고백은 도전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데 그쳤을 뿐, 3년간의 결과 부족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조직의 헌신과 열정을 강조했지만, 그 열정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리더십의 책임론은 오히려 더 부각되고 있다.
실제 포티투닷 내부에서는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소통 문제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져 왔다. 인력 이탈 과정에서 조직 문화에 대한 불만이 외부로 노출되기도 했다. 단순한 개인적 불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유사한 지적이 반복됐고, 명확한 비전 제시와 조율 기능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결과적으로 시간만 흘러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다른 전략 분야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그룹은 고성능 브랜드와 고급 브랜드에서는 정의선 회장의 전폭적인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반면 SDV의 핵심 축인 자율주행과 플레오스 플랫폼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상태다. 기술의 문제가 아닌 조직과 전략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율주행은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다. 그렇기에 더더욱 명확한 로드맵과 신뢰 가능한 기술 축적 과정이 중요하다. 이번 영상 공개는 포티투닷이 존재감을 알리는 계기는 됐을지 모르지만, 기술 리더십과 조직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SDV 전략에서 자율주행이 핵심으로 남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결과물이 아닌 검증 가능한 성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확대보기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