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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하늘길 공급 과잉에 수익성 '비상'...수요는 제자리, 공급만 늘었다

11개 항공사, 과포화 경쟁에 수익성 '빨간불'
단거리 노선 겹치며 출혈 경쟁 심화
원화 약세·리스 부담…중소 항공사 구조조정 우려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항공사 여객기. 사진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항공사 여객기. 사진 연합뉴스
국내 항공시장이 사상 최대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대형항공사(FSC) 2곳과 저비용항공사(LCC) 9곳 등 총 11개 항공사가 동시에 운항에 나서면서 하늘길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엔데믹 이후 늘어난 여행 수요가 한풀 꺾인 가운데 항공 좌석과 노선 공급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뛰어넘으며 업계 전반에 '공급 과잉' 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국내선 좌석 공급은 2841만석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2698만석)보다 5.3% 증가했다. 여객기도 375대에서 405대로 늘었다. 이 중 LCC 보유 기체는 176대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상반기 탑승객 수는 2463만명으로 같은 기간 5.7% 증가에 그쳐 좌석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문제는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LCC들의 잉여좌석은 2019년 대비 오히려 늘었고 환율 급등과 경기 둔화로 소비 여력까지 줄면서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 항공사 수가 많다 보니 주요 노선이 중복되는 구조가 심화됐다.

현재 LCC 9곳이 일본·중화권·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고 있어 동일 구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운항 횟수는 늘었지만 운임 하락으로 매출은 오히려 줄고 있다. 이로 인해 항공사 간 출혈 경쟁이 가속화되며 업계 전체의 체력이 빠르게 소모되는 모습이다.
재무 구조도 부담이다. 국내 LCC 대부분이 항공기를 리스로 운영하고 있으며 리스 비율은 평균 60~70% 수준이다. 달러화 결제 구조 속에서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수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국제회계기준(IFRS 16) 적용으로 운용리스도 부채로 잡히면서 부채비율이 500%를 넘는 곳도 있다.

일부 중소 항공사는 자본 여력이 약해 신규 항공기 도입이나 정비비용 부담을 버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거리 노선 중복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환율·유가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며 구조조정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거리 노선 경쟁 심화와 원화 약세 장기화로 외화 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단기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2027년 예정된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이후에는 국내 LCC 최대 규모 기단 확보와 중장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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