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율 관세 정책 방향성을 언급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멕시코에 공장을 보유한 완성차 부품업체에까지 타격이 우려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트 행정부 2기에는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25%의 고율 보편관세 적용을 준비 중이다. 이에 멕시코에 생산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높은 관세가 적용되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하지만 실제 업계에서는 지역별로 생산라인이 구축돼 있어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당장 국내 최대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역별로 물량이 소모되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의 생산라인은 현대자동차 공장과 기아 공장 인근의 빠르게 납품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물류 효율성을 고려한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부품의 모듈화를 통해 생산공장의 간소화를 이룬 만큼 현대모비스가 납품하는 부품 역시 모듈화된 제품이다.
이 부품은 기존 부품보다 부피가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완성차 생산라인 인근에 모듈 생산라인도 존재한다. 멕시코의 현대모비스 생산제품 대부분은 기아 멕시코 공장으로 납품된다는 말이다.
이에 미국에서 멕시코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도 부품 수급과 비용 증가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향이 전혀 없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품 단위의 생산도 하는 만큼 일부가 미국으로도 납품된다. 하지만 비중이 크지 않고 대부분 현지 완성차 생산라인을 지원하기 위한 공장이다 보니 부품 수급에 문제가 될 만큼은 아니고, 상황 변수에 맞춰 대응하기 위해 업체들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가 협상용 위협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 고율 관세를 적용하면 미국 내수에도 영향을 받고, 현 정권의 친환경 혜택을 받는 지역이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공약에서 주장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등장해도 현 정권의 정책을 완전히 초기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지역의 특색도 고려해야 하고, 기업들의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예상만큼의 강경책을 활용하기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