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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가족’ SK·영풍·KCC, 내년에는 갈라설까

SK디스커버리 계열 독립경영 가능성 높아…경기침체 등 대외환경 악화에 분리 소극적

서종열 기자

기사입력 : 2022-12-15 14:16

2016년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사진=SK그룹이미지 확대보기
2016년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사진=SK그룹
국내 대표 기업들이 '계열분리' 움직임을 보이면서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창업주의 2·3세로 대기업집단의 경영권이 이어지면서 형제간, 가족간, 동업자간의 교통정리를 통해 독자적인 기업집단 출현을 준비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과 영풍그룹, KCC그룹 등에서 계열분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잇다. SK그룹은 이미 계열분리 채비를 완료했다, 영풍그룹은 사실상 장형진 회장의 영풍그룹과 최윤범 회장의 고려아연 계열로 그룹이 쪼개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영 창업주가 세운 KCC그룹도 정몽진·정몽익·정몽열 회장 등 3인 체제로 계열분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SK그룹은 최종건 창업회장 계열과 2대 회장인 최종현 명예회장의 자손들을 통해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 총수는 최종현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이 맡고 있지만, 사촌인 최창원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를 통해 SK케미칼 계열을 독자적으로 경영하는 '사촌경영' 구조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의 주력인 반도체·통신·정유 및 에너지를 맡고 있다면, 최창원 부회장은 화학과 바이오, 에너지 관련사업에 집중하는 구조다.

최창원 부회장의 SK디스커버리 계열은 2017년 SK케미칼을 인적분할하면서 탄생했다. 지난 10월에는 1100억원을 들여 SK케미칼 주식 92만주를 사들이는 등 지분법 상 연결자회사로의 편입을 위해 추진 중이다.

재계에서는 SK그룹과 SK디스커버리가 언제든지 결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 상 △특수관계인 주식 보유 비중이 상호 3% 미만 △임원의 상호 겸임이 없는 경우 △채무보증과 자금대차가 없는 경우에 한해 계열분리가 가능한데, SK디스커버리가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실제 SK그룹의 경우 현재 SK디스커버리와 임원 겸직이 없고, 지분정리도 해결된 상태다. 최창원 부회장은 SK 지분이 전혀 없으며, 최태원 회장만 SK디스커버리 지분 0.11%를 보유 중이다.
그러나 계열분리를 선택할 경우 SK디스커버리는 'SK'라는 이름을 쓸 수 없게 될 수 있다. SK그룹과 따로 브랜드 관련 계약을 맺지 않은 상황에서 계열분리에 나설 경우 회사명을 모두 새롭게 바꿔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창원 부회장 입장에서는 아버지인 최종건 회장이 창업한 'SK(옛 선경)'란 브랜드를 쉽게 놓고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독립경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계열분리까지 나설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희·최기호 공동으로 창업한 영풍그룹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계열분리 움직임을 보이면서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영풍그룹은 두 창업주가 공동으로 경영하다 1974년 고려아연이 출범하면서 고려아연 계열은 최씨일가가, 영풍을 비롯한 전자계열사들은 장씨 일가가 맡아 경영 중이다.

공동창업을 했지만 그룹 지배 지분만 보면 현재 그룹경영권은 장씨 일가들이 쥐고 있다. 이에 최윤범 회장은 최근 한화, LG화학 등이 자사주를 맞교환하며 우호지분을 늘렸다. 고려아연 주주명부에 최근 올린 한국타이어와 조선내화 역시 최 회장의 백기사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가 최근 3%포인트(p)까지 좁혀진 상황이다. 공정거래법 상 계열분리 요건을 맞춰가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고려아연이 영풍그룹에서 당장 계열분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형진 회장을 비롯한 영풍 계열들이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계열분리를 막는 모습이 연출돼서다. 영풍 역시 "(계열분리는) 논의된 바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다만 장형진을 비롯한 장씨 일가와 최윤범 회장을 필두로한 최씨 일가가 지분정리에 나설 경우 계열분리될 가능성은 있다. 실제 장 회장은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석해 최윤범 회장의 승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해 향후 계열분리 가능성의 불씨를 살려놨다는 평가다.

왼쪽부터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순. 사진=각 사 취합 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순. 사진=각 사 취합

KCC그룹도 오랫동안 계열분리 가능성이 점쳐진 곳이다. 정세영 창업주의 2세들인 정몽진·정몽익·정몽열 회장 등 3형제가 사실상 독립적으로 계열사들을 경영하면서 형제간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정몽익 회장이 KCC 지분 2.58%를 처분하기도 해 형제간 계열분리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력 3사인 KCC, KCC글라스, KCC건설의 지분구조를 보면 KCC그룹의 계열분리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먼저 KCC건설의 경우 장남인 정몽진 KCC회장과 차남인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KCC건설 지분을 보유 하지 않고 있지만, KCC가 KCC건설의 최대주주다.

KCC와 KCC글라스의 상황은 복잡하다. KCC의 경우에는 정몽진 회장이 19.58%의 지분으로 1대주주에 올라있지만, 동생인 정몽익 회장이 5.88%를 보유 중이다. KCC글라스의 경우 정몽익 회장이 26.06%를 갖고 있지만, 정몽진 회장도 8.56%를 쥐고 있다.

결국 KCC와 KCC글라스의 계열분리는 정몽진·정몽익 회장이 서로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기업들이 보유한 지분들이 모두 정리해야 가능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지고, 2·3세들의 경영능력이 출중할수록 계열분리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면서 "다만 계열분리의 경우 지분정리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최근 대외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곧바로 계열분리에 나서는 기업은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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