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여왕' 보잉747 점보, 세기를 대표했던 초대형 고급 항공기

민간 항공기 역사 상 가장 인지도가 높고 상징성이 높았던 보잉747 점보기가 단종 전 마지막 출고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잉747은 상업 생산 시작 후 1574번 째 기의 인도를 마지막으로 단종되어 54년간 유지됐던 생산라인은 사라질 것으로 예고됐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B747은 보잉에서 개발한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로 1967년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의 보잉 행거에서 처음 선보였다.

1969년 2월 9일 초도비행에 성공하였고 세계 최초의 양산형 광동체 여객기였다. 반세기를 넘는 시간 동안 여전히 현역으로 운용 중이며 계속 개량형이 나오는 장수 기체이기도 했다.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의 베스트이자 스테디셀러로 국제선 여객기의 상징과 같은 존재이자 현대 항공기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당초 B747은 1961년, 기존 미국 공군의 수송기를 대체하고 더 큰 화물 수송 수요를 반영할 CX-HLS(Cargo Experimental, Heavy Logistic Support) 사업에서 시작됐다.
이 사업 경쟁에서 록히드마틴의 C-5(갤럭시)가 최종 채택되고 보잉은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보잉은 이 때 제안한 모델 750을 여객기로 개발해 B747로 칭했다.

1970년, 미국 항공사 팬아메리칸항공(팬암, PanAm)은 사람들이 세계를 여행하는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면서 2층 형 점보제트기의 출시 항공사가 되었다.


에어버스의 A380이 나오기 전까지는 B747은 세계 최대의 여객기의 타이틀을 37년간 지키고 있었다.

제트 여객기 최초로 2층 구조를 기본 사양으로 출시하여 2층은 대개 조종실과 상위 클래스 객실로 주로 사용됐다.

250피트 길이의 B747은 400~500명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으며 50년 이상 동안 지구를 횡단해 왔던 거대한 거인이었다.

이 항공기는 호화로운 항공 여행의 대명사로 인식된 바 있다. 일부 항공사들은 바, 라운지, 심지어 위층 갑판에 피아노까지 추가했다.

4발 엔진을 가진 이 항공기는 11시간 이상의 순항시간을 가졌으며 대륙간 장거리 노선에 주로 운용됐다.


B747은 2010년대로 들어서면서 연료 효율성 저하에다 기체 노후화로 인해 순차적으로 화물기로 개조되거나 퇴역 절차를 밟고 있으며, 마지막 출고된 B747은 화물기로 아틀라스항공에 인도될 예정이다.

마지막 출고된 B747 여객기 버전은 2017년에 대한항공이 인도받았고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현재 B747 여객기를 가장 많이 운용하는 항공사로 알려져 있다.

한편 초대형 항공기의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항공사의 영업전략이 바뀐 까닭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여객기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고, 대규모 여객수송보다 적당한 규모의 직항 노선이 여행객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초대형기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전 세계의 항공사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쌍발 엔진의 광동체 항공기가 실용화됨에 따라 4발 대형기를 점진적으로 퇴역시키고 있다.

팬아메리칸항공에서 시작해서 대한항공과 아틀라스항공까지 이어온 그 기나긴 역사를 마무리짓고 앞으로 보잉은 대형기종에 한해 B777 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킴 스미스 B747 프로그램의 총지배인 겸 보잉 부사장은 "반세기 이상 동안, 수만 명의 헌신적인 보잉 직원들이 진정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이 웅장한 비행기를 설계하고 만들었다"고 회고하며 "우리는 이 비행기가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전 세계를 날아다닐 것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