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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초격차-3] ‘메모리 감산’ 검토 안한다…고객 유대로 승부한다

한진만 부사장 ‘삼성 테크 데이’서 언급, 경쟁사와 다른 길
막강한 시장 점유율, 풍부한 고객층 기반으로 지배력 확대

채명석 기자

기사입력 : 2022-10-06 18:00

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왼쪽 첫번째) 등 경영진이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왼쪽 첫번째) 등 경영진이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리더십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 꺼낸 또 다른 카드는 ‘막강한 시장 점유율’과 ‘풍부한 고객층 확보’다.

반도체 경기가 불황으로 접어들면서 경쟁사들이 감산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방면, 삼성전자는 현재의 생산 규모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당장 가격을 떨어뜨려 누구 하나가 퇴출되는 ‘치킨 싸움’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시장 지배력으로 더 큰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미디어 브리핑에서 메모리 감산 계획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감산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부사장의 언급은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지난달 29일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 전망과 함께 내년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다. 마이크론은 7∼9월 매출을 42억5000만달러(약 6조86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매출 60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기존 공장 생산량을 줄이고 장비 구매 예산도 삭감해 2023 회계연도 설비투자를 30%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낸드 시장 점유율 2위권의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도 최근 메모리 생산을 30% 줄인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모든 반도체 회사들은 현재 제품 판매가 줄어드는 만큼 재고가 늘어나 늘어나면서 비용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고객인 완제품 제작업체들도 매출이 줄면서 앞서 발주한 D램 물량을 줄이거나 구매를 취소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업체는 향후에도 재고가 추가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경제 침체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선은 삼성전자로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3년부터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매출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양대 축인 D램과 낸드는 각각 1992년과 2002년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2.70%, SK하이닉스가 28.60%, 마이크론이 22.80%를 기록 중이다. 낸드 점유율도 삼성전자가 33.90%를 차지하는 가운데 키옥시아가 18.90%를 보이고 있고, 웨스턴디지털과 SK하이닉스가 각각 13.90%와 13.20%를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比) 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감산 또는 증가 결정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 것처럼, 범용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도 시장 선도업체들이 감산‧증산 여부에 가격이 결정된다.

그런데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동조하지 않으면 감산 효과는 반감된다. 삼성전자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일단 정상적인 생산을 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D램은 각사 마다 동일한 성능에 겉보기에 동일하기 때문에 아무 회사 제품을 사용해도 된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D램 모듈을 구매하는 고객사의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요구를 맞추면서 가치망 관리와 품질보증에 신경써야 한다. 즉, D램을 (회로상에서) 연결하는 인텔 중앙처리장치(CPU)에 최적화시키기 위해서는 인텔의 요구사항을 D램 개발과정에 포함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며, 성능이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면서 품질도 높다고 평가 받아야 PC세트 업체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다. 낸드 플래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려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를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애플 제품에 가장 최적화한 낸드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삼성전자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대응을 위해 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R&D)과 기술영업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의 수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모바일은 물론 4차산업혁명 부문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일수록 불황기에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쏠림 현상이 강화할 것이 확실하다. 경쟁사에 비해 고객 이탈 우려가 쩍은 삼성전자로서는 굳이 감산을 주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논란이 되고 있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단수 경쟁도 같은 이유에서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여유를 보이고 있다.

한 부사장은 “낸드는 몇 단을 쌓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생산성이 핵심”이라며 “어떻게 하면 더 경제적이고 좋은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은 올해 200단 이상의 V낸드 기술을 공개하는 등 업계는 데이터 저장 셀을 높이 쌓는 ‘단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176단인 7세대 V낸드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230여단의 8세대 V낸드 양산에 이어 2030년까지 1천단의 V낸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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