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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배터리 시장, 실리콘 뜬다

음극재 생산에서 실리콘 첨가 비율 확대 추세
배터리 3사, 내년 두 자릿수 비율로 양산 목표

소미연 기자

기사입력 : 2022-05-17 13:01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내 음극 생산시설. 직원들이 생산된 음극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내 음극 생산시설. 직원들이 생산된 음극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라 핵심 동력원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했다. 이 같은 시장 확대는 차세대 음극재 개발 경쟁으로 이어졌다. 음극재는 양극재·분리막·전해질과 함께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로,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시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주원료는 인조흑연과 실리콘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선 지금까지 흑연계 음극재를 주로 사용해왔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에서다. 하지만 용량이 늘 아쉬웠다. 양극재에서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더라도 음극재가 저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에너지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업계는 실리콘계 음극재 개발에 뛰어들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10배 높은 용량을 가져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충전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는 에너지 밀도 25% 향상, 충전 속도 50%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계 음극재가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부가가치도 기대할 만하다. 실리콘으로 흑연을 대체할 경우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탈피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흑연 생산국으로 불리는 중국은 공급량의 60~70%를 차지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사실상 시장을 장악해왔다. 우리나라도 흑연 수입을 중국에 전량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흑연 부족 대란을 대비한 공급망 확대는 불가피한 과제였던 셈이다.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5년까지 실리콘계 음극재 수요가 연평균 70% 증가해 3조~4조원까지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뿐만 아니다. 전체 음극재에서 실리콘계 음극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에는 1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성이 높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상용화까진 내구성과 충·방전에 따른 부피 팽창 문제를 극복할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팽창 정도가 흑연이 10% 수준인 반면 실리콘은 400%에 달한다. 때문에 실리콘을 음극재에 대량 첨가할 경우 폭발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실리콘을 소량만 첨가해온 이유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존 흑연계 음극제에서 실리콘 첨가 비율을 점차 확대하는 방식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보유한 기술로는 최대 7% 수준의 실리콘을 첨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계 음극재 개발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미 3년 전인 2019년부터 실리콘 5%를 첨가한 음극재 배터리를 순수 전기차에 적용해왔다. 바로 독일 포르쉐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주전자재료와 손잡고 실리콘 비율을 최대 10%까지 늘린 음극재를 개발 중으로, 내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후발주자인 삼성SDI는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한 실리콘탄소복합체(SCN) 기술로 음극재 시장에 진출했다. SCN은 실리콘을 머리카락의 수천분의 1 크기로 나노화한 뒤 흑연과 하나의 물질처럼 혼합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확대해 장기적으로 실리콘 함량을 늘려가겠다는 게 삼성SDI의 계획이다. 현재는 '젠5(Gen.5)'를 비롯한 자사 배터리에 최대 7% 수준의 실리콘이 첨가된 음극재를 사용하고 있다.

SK온도 서둘러 실리콘계 음극재 개발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전자신문 주최로 열린 배터리데이에서 니켈 98%가 함유된 하이니켈 배터리에 이어 실리콘을 첨가한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고 알렸다. 실리콘 비율을 10% 이상 늘리는 기술 개발을 목전에 두고,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미국 포드 전기차 모델에 약 7% 수준의 실리콘이 첨가된 음극재를 적용할 계획에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선 SK온의 뒷심을 주목한다. 그룹 계열사인 SKC도 측면 지원에 나서 실리콘계 음극재 개발을 뒷받침하고 있다. SKC 측은 지난 10일 컨퍼런스콜에서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 넥시온(Nexeon)에 3300만달러를 투자, 관련 사업을 시작한 사실과 함께 "유럽·미국 다수의 고객과 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 7~8월 중 실리콘 음극재 공장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음극재 성능 향상에 나서면서 소재업계도 분주한 모습이다. 양극재·음극재를 동시에 양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룹의 역량이 집결된 만큼 풀커버리지 전략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진 것. 양극재는 하이니켈부터 LFP(리튬인산철)까지, 음극재는 천연흑연 외에 인조흑연과 실리콘까지 모두 생산하겠다는 얘기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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