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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모였다… 한화의 '남다른' 위기 경영

1분기 실적 발표된 뒤 사업부문별 사장단 회의 잇따라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소미연 기자

기사입력 : 2022-05-06 16:58

한화그룹이 부문별 사장단 회의를 열어 경영 현안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사진=한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한화그룹이 부문별 사장단 회의를 열어 경영 현안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사진=한화그룹
그야말로 위기다. 중국의 봉쇄 정책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세계 경제를 악화시키면서, 국내 시장에도 파고가 몰려왔다. 물가 상승, 금리 인상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 이를 정재계에선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한꺼번에 덮치는 위기)'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원자재 가격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유화·에너지업계다. 한화그룹의 사장단이 모여 머리를 맞댄 배경이다.

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케미칼·큐셀·첨단소재),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석유화학 계열사 사장단이 이틀 전인 지난 4일 긴급회의를 열고 경영 현안 점검 및 대응책을 논의했다. 남이현 한화솔루션 대표의 말처럼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컨틴전시 플랜(위기 대응 비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만큼 사장단의 전망은 어두웠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출 감소와 같은 직접적 영향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물류 대란 등 위기 요인이 상존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결돼도 국제 원자재 가격은 구조적인 수급불균형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해외경제 주요 이슈 분석-국제원자재시장 수급여건 점검 및 평가)를 발표했다. 중국의 봉쇄 정책도 기한이 없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날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의에서 "어렵게 얻은 방역 성과를 굳건하게 지켜내야 한다"며 정책 고수 방침을 재확인했다.

결국 국내 기업으로선 장기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 예상되는 실적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남이현 대표는 긴급회의에서 "유가를 포함한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차질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도 차질 없는 성과를 내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등 포트폴리오 확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들은 현재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대응 프로세스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 생산 차질 최소화를 위한 안전재고 물량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을 줄이기 위한 공급선 다변화, 환율 급등 및 금리 인상에 대비한 환리스크 관리 강화, 선제적 자금조달 방안 수립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자금 유동성은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1조3000억원, 한화시스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한데 이어 올해 약 15억달러의 외화를 조달했다.
한화그룹은 견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 계열사 총자산이 229조원으로, 전년 대비 12조원 증가했다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다. 매출액은 61조1300억원으로 7.9%(4조4800억원) 늘었고, 당기순익도 3조1570억원으로 73.4%(1조3370억원)가 증가했다. 재무건전성지표인 비금융계열사 부채비율은 109.3%에서 105.1%로 낮아졌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계열사 실적이 반영되는 ㈜한화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3조1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소폭 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658억원으로 45.1% 감소했다. 한화그룹은 "전반적인 제품 생산과 출하, 금융상품 판매 등은 늘었지만 원부자재·물류비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로 이익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유화·에너지업계에 뿐아니라 전 계열사에게 위기 신호가 됐다. 기계·항공·방산 부문, 금융 부문, 건설·서비스 부문 등 그룹 내 다른 사업 부문도 최근 경제 상황에 따른 대책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말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는 전언이다.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실적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란 우려에 평소 정례회의와 달리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사장단 회의가 진행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사실상 전 계열사가 비상 경영에 돌입한 형국이다. 여기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별도 메시지는 없었다. 계열사 독립·책임 경영 원칙에 따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김승연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를 비롯한 여러 위기 상황, 사회 전반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임직원 모두가 헌신적으로 노력해 잘 견뎌냈다"면서 "일상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대전환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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