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계속되는 탄핵 시위의 열기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평일 저녁, 하교를 마친 학생들과 퇴근한 직장인 등이 하루도 빠짐없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핫팩과 담요, 롱패딩 등으로 중무장해 자리를 지키며 민주주의 수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적으로 열리는 탄핵 시위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위에 참가할 수 없는 이들은 다른 방식으로 시위 참가자들을 지원하고 나섰다. 서울은 국회의사당역 근처, 인천은 구월동 부근, 대전은 대전역, 대구는 동성로, 광주는 518민주광장, 부산은 서면역 근방에 위치한 카페, 도시락 가게, 약국 등에 '선결제' 소식이 잇따른다.
기부자들은 사비로 △따뜻한 차 △뜨거운 아메리카노 △자양강장제 △도시락 △주먹밥 등을 30~500인분을 주문, 시위 참여자들이 주문자의 이름을 대고 수량 한정으로 수령할 수 있게 했다.
시위에 참가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시위가 열리는 장소 근처 카페와 식당 등에 따뜻한 차, 주먹밥과 도시락 등을 '선결제'해 멀리서나마 응원에 나서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과 후원자들은 이러한 정보를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의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정리,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다만 해당 정보들이 SNS 상에 공유를 통해 알려지고는 있으나 매일 새롭게 갱신되는 탄핵 관련 정보로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는 맹점이 존재했다. 이에 기부 물품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네이버 지도'의 리스트 기능을 활용해 기부 물품 제공 장소와 물품 제공 현황을 정리했다. 이른바 '커뮤니티 매핑' 기능의 순기능인 셈이다.
커뮤니티 매핑이란 커뮤니티(Community)와 매핑(Mapping)의 합성어로, 사람들이 특정 주제와 관련한 지도를 만드는 행위를 가리킨다. 온라인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특정 정보를 수집하고 지도에 표시해 완성함으로써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일종의 집단지성 활동이다.
탄핵 시위 현장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만큼 화장실 위치 지도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커뮤니티 매핑 분야 권위자인 임완수 박사(미국 메해리 의과대학 교수)가 만든 화장실 위치 지도는 화장실 정보를 추가적으로 입력, 수정할 수 있어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도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구글 지도 등 다양한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여의도 일대 공공 화장실을 표시한 정리표도 공유되고 있다.
해당 지도에 대해 시위 참여자들은 유용한 정보라며 반기는 모습이다. 지난 6, 7일에 있었던 탄핵 시위에서 여자 화장실 칸이 부족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이 보이자 남성들이 남자 화장실을 비우고 줄이 없어질 때까지 자리를 빌려주는 등 훈훈한 미담들이 SNS를 통해 전해졌다.
디지털 지도를 만든 IT 업계 관계자는 "각 플랫폼의 지도 기능을 유저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그를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퍼트린다는 것은 서비스 편의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