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AIDC) 건립을 두고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수전의 규모, 일본은 부지의 규모를 앞세워 각자 AI 시대를 이끌어갈 AIDC 준공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100㎽(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이 필요한 하이퍼스케일의 AIDC를 국내에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기가와트(GW)급 이상 규모로 증설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중장기적으로 GW(기가와트)급 AIDC를 통해 △50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 유치 △55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175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 △지역에서의 AI 첨단산업 육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 SKT는 SK그룹의 기술과 파트너사의 다양한 솔루션이 총집성된 AIDC 테스트베드를 오픈한다. 엔비디아의 최신 칩과 하이닉스 HBM 등 첨단 AI 반도체와 차세대 액체 냉각 솔루션 3종이 탑재될 예정이다. 이 AIDC는 GPU 가상화 솔루션과 AI 에너지 최적화 기술 등이 모두 구현된 국내 유일의 테스트베드다. 이를 통해 미래형 AIDC의 모습을 미리 내다볼 수 있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5년 경, 당시 기준 아시아 최대 규모의 AIDC를 구축한 바 있다. 여기에 이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파주에 축구장 9개 규모의 AIDC를 짓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약 2만2298평 크기로, 서버 10만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AIDC의 막대한 전력 소모와 발열에 대응하기 위해 냉각 효율이 높은 액체 냉각, 액침 냉각 등의 차세대 열 관리 기술이 설계 단계에서 적용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측은 "파주 AIDC가 운영되면 국내 유일 하이퍼스케일급 상업용 IDC를 3개 보유한 기업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주 IDC를 초고성능 CPU 운영과 관리에 최적화된 국내 대표 AI 데이터센터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샤프와 KDDI(AU) 주도로 지난 9일부터 오사카에 위치한 샤프의 옛 사카이 공장 부지에 AIDC 구축과 준공 후 2025년 연말 가동을 시작하기로 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KDDI는 공장 전체 면적의 약 60%에 해당하는 13만3100평의 부지와 연면적 약 22만6875평 크기 건물에 약 150㎽ 규모의 AIDC 구축에 나선다. 향후 수전 용량을 400㎽ 규모까지 확대한다.
해당 부지에 건설되는 AIDC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며 엔디비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 블랙웰을 탑재한 서버를 1000대 규모로 도입하는 등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AI 개발을 비롯해, 생성형 AI를 개발하거나 운영하는 업체 등에 임대할 예정이며 대학과 연구기관 등의 별도 용도 사용을 위해 제공된다.
해당 부지는 8만7725평 규모로 준공을 마치면 아시아 최대 규모 AIDC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한 샤프의 옛 사카이 공장 운영이 이뤄진 만큼 이미 전력 등의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충분한 전력과 공간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샤프는 AIDC의 운영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며, KDDI는 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을 통해 AIDC 구축을 지원한다.
본래 이번 업무협약에는 슈퍼마이크로와 데이터섹션까지 총 4개사가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프레임워크 재검토 명목으로 두 회사가 불참하게 됐다. 대신 AIDC 구축과 운영에 있어 지속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