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방향 키가 홍범식 신임 대표이사(CEO) 손에 쥐여졌다. 4년 만에 교체된 수장 자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지만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 대비 전략에 정통한 'IT 전문가'인 만큼 LG유플러스의 AX(AI+디지털 전환) 전환을 견인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신임 대표이사로 LG유플러스에 부임한 홍범식 CEO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홍범식 CEO는 베인&컴퍼니코리아와 SK텔레콤에서 사업 전략을 담당했고 인수합병과 기업 혁신 등에 대한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다. 2018년 말 구광모 LG 회장에 의해 직접 영입된 '외부 출신 인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5년 동안 LG유플러스에 몸을 담아왔던 황현식 전 LG유플러스 CEO와는 대조적이다.
홍범식 CEO는 부임 1년 만에 LG전자의 자회사 'LG히타치워터솔루션' 매각, 'LG퓨엘셀시스템즈' 청산, 일반 조명용 OLED 사업 철수, LG화학 유리기판 사업 경영권 지분 매각 결정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의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 ZKW 인수, LG유플러스 CJ헬로비전 인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업 사이벨럼·알루토·알폰소 인수를 비롯해 전기차 동력전달장치 합작사 설립 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에는 LG유플러스의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통신·기술 분야의 전문성을 비롯해 LG유플러스 내 소식에도 정통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홍범식 CEO는 실적이 부진한 사업은 과감한 가지치기로 잘라내고, 보강이 필요한 지점은 인수와 합작사 설립을 통해 사업을 강화하는 '공격적' 전략의 대가다. 빠른 판단과 결정력으로 구광모 LG 회장의 측 알려진 홍 CEO가 LG유플러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LG유플러스의 사업 전개는 재편을 통한 급물살을 맞이할 것으로 여겨진다.
홍범식 CEO는 그동안의 행보를 바탕으로 한 '행동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곧바로 조직개편을 확정했다. 내달 1일부로 단행되는 개편에서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이 신설된다. 해당 그룹은 B2C 사업을 담당하는 '컨슈머 부분'에 배치되는데, 이는 LG유플러스의 AI에이전트 '익시오'를 사업 전면에 배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7일 '익시오' 서비스 공개 당시, 황현식 전 LG유플러스 CEO는 "익시오를 기반으로 모바일 에이전트에서 시작해 이후 미디어와 스마트홈 IoT를 연결한 홈 에이전트로 확장해갈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발언을 미뤄볼 때 LG유플러스는 익시오의 사업을 모바일과 스마트홈 부문으로 나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대신 스타트업 업무 방식에서 차용한 트라이브(Tribe) 형 팀 구성을 도입해 보다 젊고 빠른 업무 체계를 만들겠다는 홍범식 CEO의 조직 빌드(build)가 두드러진다.
증권가에서도 홍범식 CEO 선임에 따른 기대 심리를 내비쳤다. 조직개편에 따른 성장 동력 강화와 사업구조 개선 등이 이뤄지며 2025년 이익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는 의견이 잇따른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에 LG유플러스가 3년 만에 이익 증가로 전환할 전망이며 연간 주주이익환원 규모의 증가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이동전화가입자 증가 지속으로 이동전화매출액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또한 마케팅 비용과 감가상각비 등 주요 영업비용 통제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 전환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홍범식 CEO가 이끄는 LG유플러스는 더욱 젊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번 인사에서 드러난 점만 봐도 조직을 유연하고 신속하게 운용하겠다는 의지가 읽히지 않나"라며 "또, 홍범식 CEO가 LG 출신인 점을 미뤄볼 때 LG유플러스와 LG 자회사들 간의 새로운 생태계 조성도 기대되는 부분"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