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는 11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를 제출했다. 원스토어는 이날 공시를 통해 "회사는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및 공동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앞서 원스토어는 지난 9일 IPO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플랫폼 시장 진출이라는 사업 기회가 있다는 것을 고려해 IPO를 추진했다"며 "어떤 난관에도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원스토어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역시 "글로벌 시장 상황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달리 말하면 옥석을 가려내는 단계라고 생각하며 원스토어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상장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자신했다.
원스토어의 이 같은 발언은 모기업 SK스퀘어의 또 다른 계열사인 SK쉴더스가 지난달 말 IPO 기자간담회 후 불과 며칠 만에 상장 철회한 것을 의식한 말이다. 그러나 원스토어 역시 SK쉴더스와 같은 행보를 걷게 되면서 SK스퀘어의 계열사 IPO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 IPO를 예정하고 있는 11번가와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도 IPO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모두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은 만큼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경쟁력 강화, 직매입 사업 확대, 우주패스를 연결고리로 한 SK텔레콤-아마존-11번가의 시너지 및 충성고객 확보, 오픈마켓 영역의 탄탄한 경쟁력을 토대로 차별화 서비스 제공 등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2023년 1호 IPO 주자로 속도를 내고 있었다.
최근에는 국내외 증권사와 상장 주관사에 입찰 제안서를 보내고 이달 중 주관사 선정을 마친 다음 상장 작업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마련하고 SK텔레콤과 시너지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 쓱닷컴, 이베이, 쿠팡보다 점유율이 낮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11번가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는 것보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이제 막 상장 주관사에 입찰 제안서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상·하반기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시장 상황을 살펴볼 때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당장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SK스퀘어 측 역시 “11번가와 SK쉴더스, 원스토어는 사업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콘텐츠웨이브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여전히 콘텐츠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25년 상장이 예상되는 티맵모빌리티는 UAM, 로봇 등 신기술에 대한 초기 투자가 진행 중이고 택시, 대리운전 등 사업은 카카오모빌리티에 점유율이 밀리고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