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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역풍 뚫은 中 ‘수출 기계’… 5월 선적량 19.4% 폭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

시장 예상치 12.39% 상회… AI 호황 속 집적회로(IC) 수출액 110.9% 폭발적 수직 상승
미·중 관세 전쟁 기저효과 딛고 美 수출 35.4% 급증… EU·아세안 선적량도 동반 우상향
수입도 27.4% 증가, ‘1,054억 달러’ 메가톤급 흑자… 희토류는 자원 안보 통제에 6.39% 감소
2026년 5월 7일, 중국 상하이 외곽 양산항에서 대형 트럭들이 주차된 채 컨테이너가 쌓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5월 7일, 중국 상하이 외곽 양산항에서 대형 트럭들이 주차된 채 컨테이너가 쌓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폐쇄라는 유례없는 지정학적 역풍 속에서도 중국의 거대한 ‘수출 기계’가 글로벌 시장의 중력을 거스르며 폭발적인 동력을 뿜어냈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대호황에 따른 차세대 고부가가치 테크 제품군의 강한 수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베이징 방문 이후 물꼬가 트인 무역 관계 회복에 힘입어, 시장의 비관적 전망을 완벽히 뒤엎는 메가톤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이다.

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해관총서(세관)의 최신 무역 통계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9.4% 증가한 3,767억 8,000만 달러(약 571조 8,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Wind)가 집계한 글로벌 경제학자들의 컨센서스 예상치인 12.39% 성장을 가볍게 무력화시킨 수치다.

무역 흑자 1,054억 달러 돌파… 대미 수출 35.4%·EU 24.3% 동반 폭발


중국은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 진작을 위한 수입 전선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5월 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27.4% 급증한 2,713억 5,000만 달러를 기록, 이 역시 시장 전망치(20.15% 성장)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 인해 중국이 지난 한 달 동안 벌어들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848억 2,000만 달러) 대비 폭발적으로 늘어난 1,054억 3,000만 달러(약 160조 원)로 집계되며 글로벌 자본을 무섭게 빨아들였다. 지난 4월 예상외의 강세 모멘텀을 보인 데 이어 중동 전쟁의 충격을 완전히 무시한 채 출국 선적량을 가파르게 끌어올린 형국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과거 가혹한 관세 전쟁의 정점에서 기저효과(낮은 기준점)가 형성되었던 대미(對美) 수출 선적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4%나 반등하며 양국 교역의 회복 신호탄을 쐈다. 이어 유럽연합(EU)으로의 선적량은 24.3%,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으로의 수출은 7.6% 각각 우상향 랠리를 이어갔다.

게리 응(Gary Ng) 나티시스(Natixis)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생성형 AI 서사가 통상 시장에 엄청난 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자제품 무역 증가와 강한 반도체 수요가 단가 상승을 강력히 촉진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제조업 공급망이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아직은 실질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AI 대호황’ 물 만난 반도체 칩셋… IC 수출액 110.9% 폭증

이번 5월 무역 가치사슬의 최정점은 단연 반도체 및 집적회로(IC)가 차지했다. 중국의 5월 집적회로 수출액은 가치(금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0.9%라는 경이적인 폭증세를 기록했다.

물량 기준 증가율은 2.1%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고부가가치 차세대 마이크로칩의 단가가 시장에서 천문학적인 프리미엄을 형성하며 중국 기업들의 이익을 견인했음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칩은 중국의 수입 전선에서도 핵심 구성 요소로 활약했다. 수입 물량은 전년 대비 1% 미세하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 가치(금액)는 무려 68%나 폭발적으로 증가해 고사양 칩셋 확보를 위한 중국의 자본 투입이 지속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아울러 기계 및 전기 제품군이 중국 해외 무역의 거대한 비중을 굳건히 지탱한 가운데, 이들 부문의 수출 가치 역시 전년 대비 27.4% 힘차게 솟구쳤다.
반면, 첨단 무기 및 반도체·로봇 제조의 필수 원자재인 희토류 원소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9% 감소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서방의 강력한 제재 정책과 통상 압박에 대응해 첨단 미래 산업의 핵심인 전략 광물 출하 통제권(안보 펜스)을 한층 엄격하게 쥐어짜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폐쇄 덫에 걸린 원유… 양자 정상회담에 대두 수입은 15% 감소


다만 장기화되는 이란 전쟁은 중국의 수입 구조에 깊고 무거운 상흔을 남겼다. 중동 분쟁으로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이 통제 불능으로 치솟은 데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로 인해 물류 흐름이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5월 중국의 원유 도입 선적량(물량)은 전년 대비 무려 29.01%나 급감하는 충격을 노출했다.

그러나 유가 폭등의 여파로 중국이 해외에 지불한 원유 수입 총액은 267억 달러에 달해, 금액 기준으로는 오히려 전년 대비 15.31% 증가하는 유가 폭탄을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한편, 중국의 대두(콩) 수입량은 전년 대비 15.3% 감소한 1,179만 톤에 그쳤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베이징 당국은 지난달 열린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최소 170억 달러 이상의 미국산 농산물을 의무 구매하기로 전격 합의한 바 있어, 향후 미국산 대두를 중심으로 한 수입 다각화 흐름이 재개될 것인지 자본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즈웨이(Zhang Zhiwei) 핀포인트 자산운용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올해 세계 경제의 극심한 불확실성과 중동 분쟁 개시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통화에 대해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인 수출 성장을 일궈냈다"며 "강력한 수출 성장 지표는 중국 기술 기업들의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방증하며, 이는 침체된 중국의 내부 수요 약세를 방어하고 상쇄하는 데 결정적인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베이징 지도부가 오는 7월 개최될 정치국 회의 전까지는 현재의 거시경제 정책 기조를 완만하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향후 중국과 유럽(EU) 등 주요 교역국 간의 공급망 과잉 생산 능력을 둘러싼 긴장 고조가 하반기 무역 전선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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