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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黃 대만 조기 도착…삼성·SK·현대차·LG, '피지컬 AI 담판' 카운트다운

일주일 앞당겨 전용기 착륙한 젠슨 황…GTC 타이베이 무대서 옴니버스·아이작 스마트팩토리 협력 본격 점화
대만 방문한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방문한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AI 산업을 좌우하는 '슈퍼스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4대 그룹과의 '피지컬 AI 담판'을 일주일여 앞두고 대만에 깜짝 조기 착륙했다.
대만 연합보(聯合報)와 미러미디어(鏡週刊) 등 현지 매체의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황 CEO는 당초 예상됐던 5월 27일보다 약 일주일 앞당겨 같은 날 오후 자가용 전용기 편으로 타이베이 쑹산공항(松山機場)에 도착했다.

황 CEO는 도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컴퓨텍스 개막) 전까지 할 일이 많다. 고객을 만나야 하고 협력 파트너와 직원들도 만나야 한다. 회사 회의도 있다"고 조기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황 CEO는 6월 1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NVIDIA GTC 타이베이 2026'과 6월 2~5일 개최되는 컴퓨텍스 2026에 참석하며, 6월 1일 타이베이 대중음악센터(台北流行音樂中心)에서 기조연설을 직접 진행한다.
그가 일주일 가까이 일정을 앞당겨 대만에 도착하면서, 비공개 공급망 회동과 차세대 AI 인프라 협력 발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글로벌 산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4대 그룹, '피지컬 AI 카드' 들고 타이베이행


황 CEO의 조기 도착이 한층 무게감을 갖는 이유는, 한국 4대 그룹 경영진이 바로 6월 1일 'GTC 타이베이 2026'에 총출동해 그와 마주 앉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계열사 경영진은 다음 달 1일 대만에서 열리는 'GTC 타이베이 2026'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피지컬 AI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 '아이작(Isaac)' 등 스마트팩토리 핵심 기술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단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협의를 넘어, 한국 제조업 전반을 'AI 팩토리'로 전환하기 위한 큰 그림이 이번 회동의 핵심 의제다.

'옴니버스·아이작'이 의제…피지컬 AI 시대 본격 개막


이번 회동의 핵심 키워드는 엔비디아가 지난 3월 GTC 2026에서 전면에 내세운 '피지컬 AI' 양대 플랫폼이다.

엔비디아는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ABB,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 쿠카(KUKA) 등 로보틱스 선도 기업들과 협력하여 피지컬 AI 모델과 시뮬레이션 툴을 통합함으로써 제조 라인에 더욱 스마트한 로봇 배포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옴니버스는 가상 공간에 실제 공장을 그대로 옮겨놓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며, 아이작은 그 안에서 로봇을 훈련시키는 AI 로보틱스 플랫폼이다.
옴니버스 엔터프라이즈는 '엔비디아 아이작 심(Isaac Sim)' 참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휴머노이드와 로보틱스 시스템으로 확장된다.

이를 통해 실제 생산 라인에 로봇을 배치하기 전에 가상 환경에서 작업 할당, 동작 계획, 인체공학적 안전성 등을 검증할 수 있으며, 로봇 통합 속도를 크게 높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4대 그룹, 저마다 '엔비디아 카드' 손에 들고 타이베이행


업계에 따르면, 각 그룹은 이번 회동에 들고 갈 자체 협력 카드를 이미 마련해 둔 상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양 축으로 삼는다. 지난 3월 GTC 2026에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에는 비야디(BYD), 현대(Hyundai), 닛산(Nissan), 지리(Geely) 등 신규 자동차 제조사들이 파트너로 합류했다.

우버(Uber)와의 제휴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을 차량 호출 네트워크에 투입하는 계획도 발표됐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플랫폼을 활용해 지역별 주행 환경과 조건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광범위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시험 중이다.

LG전자는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로봇용 아이작(Isaac) 플랫폼에 젯슨 토르(Jetson Thor) 반도체를 적용하는 등 AI 로보틱스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28년 휴머노이드 홈 로봇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 중 실증 작업(POC)에 돌입하며, 로봇 핵심 부품인 액츄에이터의 초도 양산도 준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3월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공식 초청을 받아 NVIDIA PhysicsNeMo 기반 스마트 제조 혁신 사례를 공유한 바 있어, 이번 타이베이에서도 추가 협력안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공급사를 넘어 'AI 생태계 핵심 파트너'로의 격상을 노린다. 황 CEO는 지난 3월 GTC 2026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삼성전자가 만드는 추론 칩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고대역폭메모리 HBM에 이어 TSMC가 독점하던 비메모리 반도체까지 납품하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루빈용 HBM4 수요의 약 60%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7세대 'HBM4E'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는 만큼, 황 CEO가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HBM4E의 개발 현황 및 향후 공급 일정에 대해 밝힐지도 주목된다.

황 CEO 본인도 도착 직후 차세대 CPU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베라(Vera)라는 새로운 CPU가 있다. 매우 매우 성공할 것"이라며 "베라 루빈은 (이전 세대인) 호퍼보다 훨씬 더 성공할 것이다.

호퍼 때는 정상급 AI 기업 한두 곳만 우리와 협력했지만, 이제는 모든 선도 AI 기업이 우리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한국 공장이 '글로벌 레퍼런스'로…디지털 트윈 전환 가속


업계는 이번 GTC 타이베이를 계기로 한국 4대 그룹의 주요 제조 거점이 엔비디아 피지컬 AI 플랫폼의 '글로벌 쇼케이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그 윤곽은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4월 기준 반도체 핵심 공정에 AI 자율주행 로봇을 투입해 수율 최적화와 물류 자동화를 구현하며 2나노(nm) 공정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신소재 분석에 AI를 본격 투입해 물질 분석 시간을 75% 단축하는 'AI 물성 예측 시스템(AIPS)'의 정확도를 90%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양산이라는 가장 도전적인 카드를 꺼냈다.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연 3만 대 규모로 생산하고 대부분을 미국 메타플랜트(HMGMA)를 포함한 자사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옴니버스·아이작 기반 시뮬레이션 훈련이 이 휴머노이드의 '두뇌'를 만드는 핵심 인프라가 된다.

LG전자는 더 큰 그림을 그린다. 2030년까지 전 세계 29개 공장을 AI 공장으로 전환한다는 청사진이다.

'제2의 AI 깐부' 이벤트…타이베이가 분수령


엔비디아와 한국 4대 그룹의 밀착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는 2026년 '밴 플리트상' 수상자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선정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선구적인 리더십과, 삼성전자·SK그룹·현대자동차그룹 등 한국 혁신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향후 전망도 우호적이다. 글로벌 제조 자동화의 무게중심이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가동 산업용 로봇은 466만 4000대로 1년 전보다 9% 늘었다.

AI 융합과 휴머노이드 실용화에 힘입어 2028년 연간 설치량이 7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6년 기준 한국의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보유 대수는 1220대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세계 평균(177대)의 약 7배에 달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타이베이 회동은 4대 그룹이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생태계 안에서 어떤 포지션을 확보하느냐가 결정되는 자리"라며 "메모리·자동차·디스플레이·가전이라는 한국 제조업의 핵심 자산이 옴니버스·아이작 위에서 어떻게 재정의되느냐가 향후 10년 한국 산업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한국은 놓칠 수 없는 카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3월 16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전시장을 연이어 찾아 양사에 찬사를 쏟아냈다.

산호세에서의 '브로맨스'가 두 달여 만에 타이베이에서 어떤 새로운 합의로 이어질지, 6월 1일 글로벌 산업계의 시선이 대만으로 향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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