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실리콘 디코드] 중국 딥시크, GPT-5 대항마 'V3.2' 공개…美 빅테크 기술 장벽 넘었다

추론·도구 활용 결합한 'V3.2', 오픈AI 플래그십 모델과 동급 성능 입증
수학 특화 '스페치알레', 구글 제미나이-3 프로 맞불…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오픈AI의 'GPT-5'와 구글 '제미나이-3 프로'에 대항하는 신규 모델 'V3.2'와 수학 특화 모델 '스페치알레'를 공개하며 미국 빅테크 기술력에 도전장을 던졌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오픈AI의 'GPT-5'와 구글 '제미나이-3 프로'에 대항하는 신규 모델 'V3.2'와 수학 특화 모델 '스페치알레'를 공개하며 미국 빅테크 기술력에 도전장을 던졌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미국 빅테크의 최신 기술력에 정면 도전장을 던졌다. 오픈AI(OpenAI)의 'GPT-5', 구글(Google)의 '제미나이-3 프로(Gemini-3 Pro)'와 대등한 성능을 갖춘 신규 모델 2종을 전격 공개하면서다. 이는 지난 1월 글로벌 AI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중국의 오픈소스 AI 기술이 실리콘밸리의 폐쇄형(Proprietary) 첨단 모델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항저우에 본사를 둔 딥시크는 자사의 최신 AI 모델인 '딥시크-V3.2(DeepSeek-V3.2)'와 수학·연산 특화 모델인 '딥시크-V3.2-스페치알레(DeepSeek-V3.2-Speciale)'를 출시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AI가 인간 수준의 추론 능력과 자율적인 도구 활용 능력을 동시에 구현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사고'와 '도구'의 결합…GPT-5와 어깨 나란히


딥시크가 공개한 주력 모델 '딥시크-V3.2'는 지난 9월 실험적 성격으로 선보였던 '딥시크-V3.2-Exp'의 정식 완성형이다. 회사 측은 이 모델이 오픈AI의 플래그십 모델인 'GPT-5'와 다수의 추론 벤치마크(성능 평가)에서 동급의 성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모델의 핵심 경쟁력은 '추론 능력'과 '도구 활용'의 유기적 결합이다. 기존 AI 모델들이 연산이나 검색 등 외부 도구를 사용할 때 단순한 명령어 처리에 그쳤다면, V3.2는 인간과 유사한 추론 과정을 거쳐 검색엔진, 계산기, 코드 실행기(Code Executor) 등의 도구를 자율적으로 활용한다.

딥시크 측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딥시크-V3.2는 '사고(Thinking)' 과정을 도구 사용에 직접 통합한 우리의 첫 번째 모델"이라며 "사고 모드와 비사고 모드 모두에서 도구 활용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AI가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필요한 도구를 판단하고 실행하는 '자율적 에이전트(Autonomous Agent)'로서의 기능이 대폭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딥시크는 이번 모델이 중국의 또 다른 AI 스타트업 문샷 AI(Moonshot AI)의 '키미-k2-씽킹(Kimi-k2-thinking)'과도 유사한 성능을 보인다고 기술 보고서 '딥시크-V3.2: 오픈 대규모언어모델의 경계를 확장하다'를 통해 주장했다.

수학 천재 '스페치알레', 구글 제미나이-3 프로 정조준


함께 공개된 '딥시크-V3.2-스페치알레'는 수학적 연산과 장기적인 사고(Long-thinking) 능력에 특화된 모델이다. 딥시크는 이 모델의 개발 목표를 "오픈소스 모델의 추론 능력을 극한까지 밀어붙이고, 모델 역량의 경계를 탐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성능 지표는 놀라웠다. 딥시크에 따르면 스페치알레 모델은 구글의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3 프로'와 대등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와 국제정보올림피아드(IOI) 등 표준화된 고난도 테스트에서 '금메달 수준(Gold Medal Levels)'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복잡한 수식 증명이나 코딩 문제 해결 능력에서 중국의 AI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음을 방증한다.

'1월의 충격' 이어가는 기술 광폭 행보


딥시크의 이번 행보는 지난 1월 AI 업계에 충격을 안겼던 기술적 성취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시 딥시크는 획기적인 AI 모델을 선보이며 전 세계 기술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후 딥시크는 AI 처리 속도를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구 개발에 화력을 집중해 왔다.

불과 지난주에는 수학적 정리 증명(Theorem-Proving) 능력에서 강력한 성능을 보인 오픈 모델 '딥시크매스-V2(DeepSeekMath-V2)'를 공개하기도 했다. 연이어 터져 나오는 신규 모델들은 딥시크가 중국 내 AI 개발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에이전트 훈련 방식의 진화


주목해야 할 점은 딥시크가 제시한 새로운 훈련 방식이다. 딥시크는 인간의 지속적인 개입 없이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며 목표를 달성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즉 'AI 에이전트'를 훈련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딥시크의 최신 릴리스는 이 영향력 있는 AI 연구소가 연구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는 새로운 신호"라며 "실리콘밸리의 독점적 모델에 맞서 중국의 오픈소스 시스템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