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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세계 방산시장 매출, 6790억 달러 기록 '사상 최대'...한국 31% 급성장 3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독일 36%·일본 40% 폭증...중국만 부패로 10% 급락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최장 9m 포신을 탑재해 사거리를 70km로 늘린 58구경장 K9 차륜형 자주포 양산에 돌입했다. 한화는 압도적인 성능과 현지 생산 전략을 내세워 미 육군 차세대 자주포 사업 수주를 정조준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최장 9m 포신을 탑재해 사거리를 70km로 늘린 58구경장 K9 차륜형 자주포 양산에 돌입했다. 한화는 압도적인 성능과 현지 생산 전략을 내세워 미 육군 차세대 자주포 사업 수주를 정조준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세계 방산 시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국가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DW1(현지시각)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를 인용해 2024년 글로벌 100대 방산기업 매출이 6790억 달러(999조 원)로 전년 대비 5.9%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독일과 한국 방산기업들이 두 자릿수 고성장을 기록한 반면 중국은 부패 스캔들 여파로 매출이 감소했다.

독일 라인메탈·디엘 매출 36% 급증, 한국도 31% 성장세


SIPRI 보고서를 보면 2024년 국가별 방산 매출 성장률에서 일본이 40.0%로 가장 높았고, 독일이 36.0%, 한국이 31.0%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독일 방산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라인메탈은 전차와 장갑차, 탄약 수요 증가로 매출이 47% 늘었다. 디엘은 IRIS-T 방공 시스템 수출로 큰 폭 성장했다. SIPRI 난톈 연구원은 "독일 방산업체 성장은 거의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이 있다""독일군 수요 증가와 우크라이나에 보낸 군사 지원 보급이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한국 방산기업들도 폴란드, 호주 등과 맺은 대규모 수출 계약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24년 한국 방산 수출은 110억 달러(16조 원)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현대로템은 K2 전차, LIG넥스원은 천궁-II 미사일 수출로 실적이 크게 늘었다. 이와 대조로 미국 방산기업들은 3.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미 막대한 시장 규모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업 39곳은 전 세계 방산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전시경제 가동, 포탄 생산 25만→130만 개로 5배 증가


러시아는 전시경제 체제로 전환하면서 방산 생산을 대폭 늘렸다. SIPRI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152㎜ 포탄 생산량을 420% 증가시켜 연간 25만 개에서 130만 개로 확대했다. 난톈 연구원은 "러시아는 우선순위를 완전히 바꿨다""지난 3년간 생산이 전시경제에 맞춰졌고 모든 자원이 전쟁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국제 제재로 러시아 무기 산업은 해외 부품, 특히 항공기용 전자제품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난톈 연구원은 "러시아 경제가 제재로 붕괴할 것이라는 믿음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이 나라는 다양한 제재와 경제 문제에 꽤 회복력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 경제 변화가 너무 심각해져 우크라이나에서 지속적 평화가 이뤄지더라도 러시아가 전쟁 없는 경제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부패 스캔들 직격탄, 주요국 중 유일 마이너스 성장


중국은 주요 방산 수출국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 2024년 중국 방산기업 매출은 전년 대비 10% 줄었다. 난톈 연구원은 "중국 방산기업들을 상대로 한 많은 부패 혐의가 제기됐다""이로 인해 대규모 무기 주문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고 밝혔다. 아시아는 미국, 유럽에 이어 세계 3위 방산 시장이지만 유일하게 2023년보다 매출이 줄어든 지역이 됐다.

반면 중동 지역은 14% 성장하며 9개 기업이 SIPRI 연례 통계에 이름을 올렸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3곳은 드론과 방공 시스템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튀르키예는 바이라크타르 전투 정찰용 드론을 생산하는 바이카르의 2024년 우크라이나 수출 실적이 전년에 미치지 못했지만, 여전히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세계 5대 무기기업은 록히드 마틴, RTX, 노스럽 그루먼, BAE 시스템즈, 제너럴 다이내믹스 순이다. 영국 BAE 시스템즈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 기업이다. 독일 라인메탈은 20위를 기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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