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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안보 팩트시트' 최종 타결…車관세 15% 인하, '원잠' 급물살

반도체, '韓이상 교역국'보다 불리하지 않게…의약품 15% 상한
美 "주한미군·확장억제" 재확인…이 대통령 "트럼프의 합리적 결정"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한미 '관세·안보 공동 팩트시트' 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한미 '관세·안보 공동 팩트시트' 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관세 및 안보 현안을 망라한 '공동 팩트시트'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합의 내용을 설명한 것은 이번 사안이 양국 간 무역 관계와 국방·안보 협력에 갖는 중대한 의미를 반영한다.

이번 합의는 지난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당시 합의된 내용의 세부 사항을 양국이 공동으로 확인하고 공식화한 것이다. 팩트시트에는 안보 협력 강화 방안과 함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포함한 핵심 통상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담겼다.

'원자력 잠수함' 동력 확보…美 "확장억제" 재확인


안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 건조 프로젝트의 구체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과 워싱턴이 원잠 건조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같은 견해를 공유했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양국 정상이 '동일한 견해'를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한국의 원잠 확보 노력이 중대한 동력을 얻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합리적 결정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하며 "그의 대담한 판단에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안보 동맹의 근간이 되는 미국의 방위 공약도 재확인됐다. 미국은 이번 팩트시트를 통해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과 "확고한 확장억제 공약"을 거듭 약속했다. 이는 양국 간의 견고한 연합방위태세를 다시 한번 못 박은 것으로, 동맹의 신뢰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車관세 15%로 인하…반도체 '차별대우 금지' 조건


무역 분야에서는 핵심 쟁점이던 관세 문제가 구체적인 수치로 명시됐다. 13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 세부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자동차 분야의 경우, 한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가 15%로 낮아진다. 현재 2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폭의 인하다. 이와 함께 원목, 목재, 목재 제품도 15%의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다만, 팩트시트에는 이 관세 인하 조치가 언제부터 시행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점은 명시되지 않았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반도체 관세 문제도 원칙이 정해졌다. 미국 정부가 현재 검토 중인 반도체 관세와 관련, 한국이 향후 미국이 다른 나라와 체결할 합의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 조항에는 중요한 단서가 붙었다. 비교 대상이 되는 국가는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 이상인 국가'로 한정됐다. 이는 한국의 반도체 교역 규모를 고려한 '차별대우 금지' 조항으로 기능할 수 있다.

다른 산업 분야에 대한 관세 계획도 포함됐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의약품 관세의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15%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상한선이 설정됐다. 또한 복제 의약품(제네릭)과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천연자원,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에 대해서는 15%의 상호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같은 합의에 대응해 한국은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한국 정부는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전략 투자 분야에 2000억 달러를 투자한다. 또한 조선업 분야에도 1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팩트시트에는 이 MOU에 따른 연간 투자액이 200억 달러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상한선이 설정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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