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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귀 현상 몸살‘日야쿠르트, 날개없는 추락에 '휘청' 왜?

일본의 한 매장에 야쿠르트 제품군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한 매장에 야쿠르트 제품군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한국에서도 유명한 전통의 음료 식품 업체 일본 야쿠르트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때 품귀 현상이 지속되며 사회 현상으로 주목을 받은 기능성 표시 식품 유산균 음료 ‘야쿠르트1000’시리즈의 붐이 끝난 뒤 심각한 수준의 ‘부메랑 효과’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야쿠르트라는 기업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도 나온다. 야쿠르트혼샤는 한국 hy의 지분 38.30%를 보유한 대주주다.
2일 야쿠르트 2025년 3월 결산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2% 감소한 553억 엔 적자를 냈다. 매출액은 4996억 엔으로 거의 보합세를 보였다. 주력인 일본 내 음료·식품 부문 영업이익은 24.4% 감소한 374억 엔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야쿠르트를 이끈 제품군의 단기 붐 종료와 경쟁사의 유사 상품 전략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리스크, 여기에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까지 이어지며 삼중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야쿠르트혼샤 로고. 사진=야쿠르트혼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야쿠르트혼샤 로고. 사진=야쿠르트혼샤

새 공장 가동 직후 끝난 ‘야쿠르트의 봄’


최근까지 야쿠르트의 실적을 지탱해 온 주역은 지난 2021년 출시된 야쿠르트1000이었다. 이 제품은 '수면의 질 향상'과 '스트레스 완화'를 내세운 기능성 표시 식품으로 당시 마케팅 전략 성공과 TV 프로그램 소개 등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택배 구매 루트를 잠시 중단할 정도였다.

이에 따라 야쿠르트는 2024년 야쿠르트1000의 택배 전용 상품 판매 계획은 전 분기 대비 6% 증가한 하루 230만 병, 매장 전용 상품을 27% 증가한 130만 병으로 수립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각각 196만 병, 105만 병으로 계획에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설립된 시즈오카현 후지코야마 공장이 2024년 1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직후 ‘야쿠르트의 봄’을 이끌었던 품귀 현상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다.

경쟁 업체 등장에 속수무책이 된 야쿠르트


일본 내 시장에서는 야쿠르트 1000의 고전 원인 중 하나로 경쟁 제품의 등장을 꼽는다. 음료 제조 업체 닛신 요크가 지난 2022년 9월 출시한 ‘필클 미라클 케어’가 대표이다. 이 제품은 야쿠르트 1000과 마찬가지로 수면의 질 개선과 일상생활의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출시된 기능성 표시 식품으로 출시 불과 1년 만에 누적 출하량 2억 병을 돌파하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필클 미라클 케어가 야쿠르트1000을 제치고 최고 인기 제품으로 성장한 데에는 가격 경쟁력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195ml 병에 희망 소매가 139엔(세금 별도/2025년 10월 현재), 65ml×8팩에 실매가 350엔 전후로 야쿠르트 1000보다 매우 저렴하다. 인기 개그 콤비 '니시키고이'가 출연한 CM에서 “저렴하다!”를 직접 어필하는 전략으로 붐업을 시킨 것도 주효했다. 야쿠르트가 야쿠르트1000을 히트상품으로 만든 전략을 그대로 답습한 모양새다.

중국 시장 매출 기대도 사그러져


이런 상황에서 중국 시장의 부진도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야쿠르트는 해외 사업이 매출액·영업이익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기업이다. 당연히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사업 부진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023년 1월 중국에서 유산균 야쿠르트 음료 가격을 10% 인상했는데, 중국 내수 시장의 경기 둔화로 오히려 2023년 1~9월 기간 일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하며 뒷걸음쳤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헬스케어가 인기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유산균 음료 시장이 확장하고 있는데 야쿠르트가 당분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모양새다.

그렇다면 이런 삼중고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은 있을까. 야쿠르트 본사는 지난 7월 2026년 3월 영업이익 전망에 대해 자국내 ‘야쿠르트 1000’ 시리즈 판매 부진에 더해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판매 회복 지연을 반영, 기존 예상보다 50억 엔 하향 조정해 535억 엔으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아직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야쿠르트의 현재 주가는 2000엔대 초반으로 야쿠르트 1000 히트 이전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기업 안팎과 투자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대책이 아닌 기업이 가지고 있는 체질적 한계를 해소해야 다음 성장이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때 '잠자는 음료'로 일본 내 붐을 일으켰던 야쿠르트가 붐업 이후 추락을 어떻게 대처할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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