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챗GPT 'AI 운영체제' 선점 청사진…광고 구조에 갇힌 구글 추월 전략
구글, 기술력 압도적 우위에도 속도 제동…오픈AI, 78억 달러 영업손실 '재무 난제'
구글, 기술력 압도적 우위에도 속도 제동…오픈AI, 78억 달러 영업손실 '재무 난제'
이미지 확대보기챗GPT, AI 운영체제 선점 노려…광고 수익 구조가 구글의 발목 잡다
2025년 상반기 오픈AI의 내부 전략 문서 유출본은 이 회사의 야심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오픈AI는 챗GPT를 단순한 챗봇이 아닌 'AI 운영체제에 가까운 인터페이스'로 발전시키는 비전을 보유하고 있다. 목표는 챗GPT를 자율적·다중 모델(멀티모달)·개인화된 'AI 슈퍼 비서'로 포지셔닝하며 중앙 인터페이스 자리를 선점하려 하는 것이다. 나아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챗GPT를 기본 AI 비서로 포함하도록 정책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문건은 구글 제미나이 등 챗봇 경쟁사 외에도 구글 검색·크롬, 애플 시리,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 등 기존 플랫폼까지 폭넓게 경쟁 상대로 삼았다. 흥미롭게도 문서에서 오픈AI는 구글이 아닌, 기존 사업 모델과 부딪히지 않고 AI를 제품 전반에 매끄럽게 내장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업을 주요 위협으로 지목했다. 구글의 근본적인 취약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메타가 광고 이익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AI를 자사 제품군(인스타그램, 왓츠앱, 스레드 등)에 유연하게 내재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오픈AI는 메타를 진정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구글은 오랜 기간 검색 결과 페이지의 클릭당 과금에 의존하는 광고 기반 수익 모델에 묶여 있다. AI 챗봇이 통합된 답변을 제공해 링크 노출을 줄이면 전통적 광고 공간이 사라지며 구글의 핵심 수익원이 위협을 받는다. 이는 구독료나 API 수수료로 수익을 창출하는 신흥 AI 서비스 모델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모델로의 전면적인 전환은 구글의 수익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며 투자자와 광고주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세일즈포스 드림포스에서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이 챗봇 프로토타입을 일찍 보유했으나, 거대 언어 모델(LLM) 성능 한계와 광범위한 사용자층의 요구로 인해 신뢰성과 리스크 유지를 위해 상용화를 보류하는 '위험 회피적'이고 신중한 출시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것이 스타트업인 오픈AI에 견줘 구글의 제품 개발 속도가 더딘 이유다.
기술력 구글 vs 확장성 오픈AI…'인프라 적자' 재무 난제 돌파가 관건
대중적 인지도는 오픈AI의 챗봇이 우위를 보이지만, 구글은 장기간 다져온 AI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다. 구글은 2006년 맞춤형 ASIC 칩 개발을 시작했고, 2014년 엔비디아 GPU 투자를 시작했다. 2015년에는 독자 개발한 텐서 처리 장치(TPU)를 도입했으며 구글 브레인과 딥마인드 등 최고의 연구팀을 지원하며 강화학습·자율모델 분야에서 선도적인 성과를 낸다. 특히 구글은 2017년 논문 'Attention Is All You Need'를 통해 트랜스포머(Transformer) 신경망 아키텍처를 선구적으로 발표했으며, 이는 BERT, GPT 모델의 근간이자 2023년 제미나이 시리즈의 토대가 됐다. BERT, T5, LaMDA, Gemini(2023~) 등으로 이어지는 계보가 여전히 업계 핵심 표준 중 하나이다. 따라서 구글은 단기 경쟁에서는 뒤처지는 듯하나, 구조적 기술력이나 인프라 수준에서 오픈AI보다 훨씬 깊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오픈AI는 기술력과 시장 도달 범위는 구글에 필적하지만, 자체 컴퓨팅 인프라가 없다는 결정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와 일부 외부 인프라에 의존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라클 및 소프트뱅크 그룹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협력하고,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재정 압박 또한 오픈AI의 숙제다.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2025년 상반기 매출이 2024년 전체 매출을 16%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속적인 대규모 연구개발 비용 지출 때문에 78억 달러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오픈AI는 올해 매출 130억 달러를 목표로 하는 동시에 현금 소진 규모를 85억 달러 아래로 제한할 계획이다. AI 운영에 필수적인 고비용의 컴퓨팅 자원을 유지하려면 사용자당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오픈AI는 구글 크롬의 지배력에 직접 도전하기 위해 2025년 하반기 AI 기반 브라우저인 '챗GPT 아틀라스(ChatGPT Atlas)'를 최근 출시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아틀라스가 관심을 끌지만, 최첨단 AI 에이전트 기능을 이용하려면 월 20달러의 '챗GPT 플러스' 구독이 필수이기에 사용자들이 크롬을 포기할 유인이 제한적이라고 본다.
스탯카운터(StatCounter) 데이터에 따르면, 크롬은 미국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의 약 64%, 전 세계적으로 74%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지키며 AI 통합 생태계의 핵심에 있다. 퍼플렉시티의 코멧, 더 브라우저 컴퍼니의 디아 등 AI 강화 브라우저들이 최근 등장했으나, 현재까지 시장 점유율 1%를 넘긴 곳은 없다. 업계 분석가들은 챗GPT 아틀라스가 구글 브라우저 독점에 즉각적인 위협을 줄 가능성은 낮으며, 오픈AI는 대규모 자연 사용 데이터를 확보해 LLM의 정밀화·개인화 기술을 고도화하려는 의도가 크다고 평가한다.
또한 분석 회사 앱토피아(Apptopia)의 데이터에 따르면 챗GPT 모바일 앱의 전 세계 다운로드와 사용자 참여도는 최근 몇 달간 감소세를 보이며 '초기 열풍이 진정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초기 열풍이 지난 뒤 지속적 재참여율 하락이 관측된다. 오픈AI는 마케팅 강화나 AI 음성 인터페이스, 생산성통합 기능과 같은 추가 기능 개발로 성장을 다시 이어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재 AI 패권 경쟁은 사업 구조, 인프라, 전략적 강·약점에서 극명하게 대비된다. 오픈AI는 구독 및 API 기반의 AI 플랫폼화를 추진하며 빠른 혁신과 사용자 확장성에 강점을 보이지만, 외부 클라우드 인프라 의존(Azure, Oracle)과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는 점이 약점이다. 반면 구글은 자체 인프라와 TPU를 기반으로 제미나이를 통한 검색·생태계 통합 전략에 강점이 있으나, 광고 중심의 사업 구조가 AI 도입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으로의 전망은 두 기업의 약점 극복 여부에 달려 있다. 오픈AI는 사용 행태 분석을 통한 맞춤형 AI 추천과 음성·시각형 모델 통합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제미나이와 안드로이드, 워크스페이스 통합을 통해 검색→작업→생산성의 전체 워크플로우 지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광고 대신 구독형 및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중심으로 AI 서비스 수익 구조 전환이 빨라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