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트럼프 중동 순방과 중국의 경제적 입지 충돌...'삼각 외교전' 본격화

걸프 3국, 미국 투자 확대와 중국 위안화 활용 사이 '전략적 균형' 모색
이란 핵협상 재개, 중국 중재 역할 변수로..."제재 해제는 중국에도 기회"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가 13일 리야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가 13일 리야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걸프 지역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새로운 무역 및 투자 협정이 초점인 이번 방문은 최근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된 중동 지역에서 미·중 간 경제적, 지정학적 경쟁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1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를 방문하며 미국에 대한 걸프 지역의 투자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워싱턴은 이 지역에서 증가하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특히 위안화 국제화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푸단대학교 중동 연구 센터 쑨더강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걸프 지역 투자 확대를 어떤 거래에 묶는다면, 중국과의 무역 관여 범위가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이 세 국가와 맺은 통화 스왑 협정이 협상 과정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500억 위안(약 69억 5천만 달러), UAE 및 카타르와 각각 350억 위안 규모의 통화 스왑 협정을 체결했다. 쑨 소장은 이 협정들이 미국 달러의 지배력에 도전하기보다는 "의존도를 줄이고 글로벌 결제 시스템 내 다각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국이 향후 무역 협상에서 이를 문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미국은 이러한 사태 진전을 면밀히 주시하고 걸프 국가들이 달러의 중심적 역할을 유지하도록 압박할 것이며, 이는 결국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방문에서는 경제 협력 외에도 가자지구 안보 위기와 이란 핵 프로그램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협정의 핵심 제한이 올해 말 만료 예정인 가운데, 이란은 지난 11일까지 미국과 4차 핵 회담을 진행해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중국, 이란, 러시아는 베이징 장관급 핵 회담에서 이란에 대한 "불법 제재" 중단을 촉구했으나, 상하이 국제학대학교 중동연구소 판홍다 교수는 "미국과 테헤란이 직접 관여 의사를 보이는 한 중국이 회담에서 제한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판 교수는 "이란과 미국 간 긴장 완화는 이란과 중국 기업 간 더 깊은 경제 협력을 위한 길을 열 것"이라며 "현재 제재로 인해 중국이 경제적 우위를 완전히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쑨 소장은 걸프 3국이 이란 핵 협상에 대해 미국을 견제하면서도 자국 이익을 위태롭게 하는 "너무 관대한 합의"는 피하려는 공통 이해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의 우라늄 농축이 무기급인 90%에 육박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만약 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중국이 대화를 중재하고 촉진하는 건설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방문이 걸프 국가들의 대중국 관계를 축소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쑨 소장은 걸프 국가들이 중국과 관계를 통해 "미국 영향력의 압도적 지배를 우회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을 확보하며 전략적 자율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판 교수도 "중국은 석유 기반 경제에서 다각화된 투자 및 제조업 주도 경제로 전환하려는 걸프 국가들에게 필수적인 시장"이라며 양측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지적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