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중국 화장품 브랜드,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 적극 공략

저렴한 가격·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2028년 150억 달러 시장" 전망에 영향력 강화 나서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소득 증가에 힘입어 급성장 중인 동남아시아 뷰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소득 증가에 힘입어 급성장 중인 동남아시아 뷰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소득 증가에 힘입어 급성장 중인 동남아시아 뷰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현지 피부 고민과 기후에 맞춘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대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들은 2028년 약 1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화장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스킨티픽(Skintific)은 이러한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설립된 이 브랜드는 최근 틱톡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파운데이션과 페이스 워시 등 다양한 제품을 홍보해 300명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알리바바 그룹과 화웨이 출신 인재들이 설립한 광저우 피미디어 네트워크 테크놀로지(Guangzhou Fimedia Network Technology)가 모회사인 스킨티픽은 토너, 파운데이션 등을 판매하며 최소 4개 동남아시아 국가에 진출해 있다. 도쿄 소재 리서치 기업 닌트(Nint)에 따르면, 스킨티픽은 2024년 인도네시아 쇼피(Shopee)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된 뷰티 제품 매출의 5% 이상을 차지했으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주요 경쟁력은 경제성이다. 스킨티픽의 대표 제품인 쿠션 파운데이션은 인도네시아 공식 웹사이트에서 약 15만 루피아(9.20 달러)에 판매되고 있지만,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종종 절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한국, 미국, 일본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테렝가누주에 사는 17세 소녀는 "약 1년 전부터 스킨티픽 마스크를 구매하기 시작했다"며 "용돈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가격이 적당한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 TMO 그룹은 "스킨티픽의 성공 핵심 요인은 정확한 제품 포지셔닝과 혁신적인 R&D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브랜드는 인도네시아의 "덥고 습한 날씨, 강한 햇빛, 기름진 식단"에서 비롯되는 일반적인 피부 문제를 해결하는 맞춤형 제품을 출시해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동남아 진출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주디돌(Judydoll)은 2024년 싱가포르로 확장하면서 해외 시장을 위한 제품 개발을 전담하는 부서를 출범시켰다. 이 브랜드는 동남아시아의 피부톤에 맞는 제품을 출시했으며, 2025년 이후 동남아시아 특화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하쿠호도 생명 및 생활 아세안 연구소의 이토 유코 연구원은 "중국 제품은 더 이상 값싸고 품질이 낮은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며 "중국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도 중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뷰티 브랜드들의 동남아시아 진출은 자국 시장에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2024년 3% 감소한 7746억 위안(1070억 달러)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던 추세에서 크게 둔화된 것이라고 중국 업계 매체들은 보도했다.

반면 동남아시아 화장품 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인도의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아세안 화장품 시장은 2021년부터 두 배 이상 증가해 2028년에는 147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 지역의 소득 증가에 따라 화장품 소비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많은 중국 브랜드들은 본토와의 연관성을 드러내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제품 포장에 영어나 현지 언어를 사용하며 중국 브랜드임을 강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말레이시아의 컨설턴트 줄리안 앙은 "중국 브랜드는 안전성과 성분 공개 측면에서 서양, 일본, 한국 경쟁사에 아직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킨티픽은 최근 노동 조건에 대한 우려로 인해 소셜 미디어에서 보이콧 요구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 브랜드가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 품질과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지속 파악하고, 투명한 기업 운영과 함께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동남아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중국, 한국, 일본, 서양 브랜드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기존의 글로벌 브랜드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