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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최대 극장체인 AMC ‘빈부격차 조장’ 논란 휩싸인 이유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3-02-08 13:05



AMC 영화관 좌석.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AMC 영화관 좌석. 사진=CNN

미국 최대이자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 AMC 시어터스가 최근 발표한 계획 때문에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미국 전역에 있는 1000곳에 달하는 AMC 영화관의 입장권 가격을 올해 안에 좌석 위치에 따라 3가지로 나눠 구매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는데 이를 두고 빈부 격차를 조장하는 기업의 탐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좌석 위치 따라 입장권 가격 차별화


7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는 관람객이 극장 안에서 앉는 위치에 따라, 즉 스크린과 떨어진 거리에 따라 입장권 가격을 달리 적용하겠다는 것.

스크린에 가장 가까운 좌석에 대해서는 가격을 낮추고 스크린에서 멀어질수록 가격을 올리겠다는 얘기다. AMC는 이 세가지 좌석 간 구체적인 가격 차이는 공개하지 않았다.

USA투데이는 AMC가 이같은 계획을 내놓은 배경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대적으로 시행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영화관 업계가 관람률과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AMC가 지나친 탐욕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빈부 격차 조장 비판


영화배우 일라이저 우드가 7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영화배우 일라이저 우드가 7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폭스뉴스에 따르면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주연을 맡은 유명 영화배우 일라이저 우드는 AMC가 발표한 계획에 대해 좋은 자리와 나쁜 자리를 대놓고 나눠 빈부 격차를 조장하는 결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날 올린 트윗에서 “극장은 모든 시민이 민주주의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관람해온 신성한 장소”라면서 “AMC의 이번 결정은 기본적으로 저소득층을 불리한 위치로 떨어뜨리고 고소득층에겐 보상을 제공해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레슬링 선수로 유명한 토니 데픈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극장을 찾는 사람이 지난 10년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AMC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앞으로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예뉴스 전문매체 팝랩트 역시 “AMC가 좌석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받겠다고 밝힌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짓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소셜미디어에서는 AMC 영화관 구내매점의 음식 가격도 터무니 없이 비싸 기왕에 논란이 컸는데 좌석에 따라 입장권 가격을 차별화시키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기업의 탐욕 사례라는 비판이 적잖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가격 인상 지적도


헐리우드리포터는 AMC의 이번 결정이 극장을 찾는 발길을 줄이고 영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헐리우드리포터는 AMC의 공식 발표와는 다르게 이같은 우려 때문에 AMC는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이같은 방식을 시도해본 뒤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확대 여부를 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AMC가 새로운 가격 정책을 미국 전역에서 전면적으로 도입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는 얘기인 셈이고 반응이 매우 나쁘면 계획을 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 MKM 파트너스의 에릭 핸들러 애널리스트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AMC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가격 인상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AMC가 관람석을 3가지로 세분화하겠다는 것은 이를 통해 AMC 우대 회원을 늘려보겠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입장권 가격이 인상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헐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의 영화관 입장권 가격은 평균 11.75달러(약 1만5000원) 수준이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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