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 판매 124% 폭증…추격당하는 테슬라

테슬라가 유럽 전기차 후발 주자들에게도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경쟁사들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는데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업체 가운데 전기차 판매 증가율 1위는 독일 명차 메르세데스 벤츠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판매 증가율 40%의 3배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는 10일(현지시간) 지난해 모두 204만390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공급망 차질 여파로 1년 전보다 판매 대수가 1% 감소했다.

그러나 전기차 부문에서는 달랐다.

메르세데스는 지난 한 해 전기차 11만7800대를 판매했다고 공개했다.

2021년 벤츠 전기차를 4만2400대 팔았던 것에 비해 124% 판매가 폭증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의 자동차 판매 204만여대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6% 가까이로 늘었다. 2021년 약 2%에서 비중이 급격히 확대됐다.


메르세데스 전체 차량 판매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아직 6%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이는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시티그룹 애널리스트 마틴 윌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는 전통 자동차 업체들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전기차 계획을 갖고 있다.

2030년부터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생산하지 않고 오직 전기차만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완전한 전기차 업체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 8년간 전기차 성장률이 연평균 40% 수준이 돼야 한다.



메르세데스만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다.

유럽에서 일찌감치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1위 업체로 등극한 폭스바겐은 물론이고 이탈리아·미국·프랑스 합작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 BMW 모두 전기차 생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들 3사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 대수는 모두 90만대에 육박했다.

폭스바겐은 아직 테슬라에 크게 뒤처져 있기는 하지만 유럽 1위 기반을 토대로 미국에서도 테슬라를 제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BMW는 전기차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면서 2030년에는 최대 100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연평균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35%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테슬라도 아직은 나쁘지 않다.

비록 지난해 출하 증가율이 50%를 밑돌았지만 모두 131만대를 출하해 40%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1년 출하 규모가 약 93만6000대로 폭스바겐·스텔란티스·BMW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 대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러나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은 계속해서 약화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판매가 40% 급감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누가 더 많은 모델을 내놓을지, 더 싼 값에 공급할지가 시장을 장악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가 일찌감치 전기차 시장을 개척해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에따라 생산비를 더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있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기존 대형 자동차 업체들 역시 저력이 만만치 않아 테슬라의 견제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테슬라는 이날 텍사스 공장 증설 소식이 수요회복 자신감으로 해석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테슬라는 전일비 4.37달러(3.68%) 급등한 123.22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