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유럽서 벤츠와 협력 전기차 생산계획 중단

리비안 자동차가 12일(현지시간) 독일 명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와 손잡고 유럽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일단 중단한다고 밝혔다.
치솟는 금리와 경기참체 우려 속에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자금난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전기차 종목들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리비안은 내년 북미 지역 생산 확대에 먼저 주력하기 위해 벤츠와 협력을 미룬다고 발표했다.


리비안은 이날 성명에서 유럽에서 벤츠와 손잡고 배달용 전기밴을 생산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고 밝혔다.
석 달 전 맺었던 벤츠와 합의를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리비안은 벤츠와 함께 중유럽 폴란드에 공장을 만들어 부품 등을 공동구매해 재료비 부담을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리비안은 그러나 이날 벤츠와 맺은 유럽 전기밴 공동생산을 위한 양해각서에 관한 벤츠와 추가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지금 현재의 자본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안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비안 최고경영자(CEO) RJ 스카린지는 현 시점에서 리비안의 주안점은 소비자 부문과 기존 상용차 부문이라면서 단기적으로 리비안 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는 부문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안은 다만 적절한 시기가 오면 그 때 벤츠와 미래 협력에 대해 논의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밝혔다.

유럽 전기 배달밴 시장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잇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 시장이 2025년까지 연간 200억달러짜리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비안이 벤츠와 협력을 일단 중단한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후폭풍에 대한 우려에서도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8월 서명한 IRA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을 보호무역을 하고 있다면서 유럽 역시 상응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왔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IRA 핵심은 미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사상최대 규모인 3690억달러 투자가 골자이지만 당장 미 전기차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되는 유럽과 한국 등 미 '동맹국'들은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내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만 대당 7500달러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 수출되는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7500달러 더 비싸지는 셈이다.


리비안이 미국에 우선 집중하겠다며 유럽 생산 계획을 일단 접자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보유 현금 부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리비안은 아직은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3분기말 현재 보유현금은 140억달러로, 올들어 10월까지 약 50억달러를 썼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리비안이 4분기 중 21억달러, 그리고 내년에는 61억달러, 2024년 41억달러 현금을 까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 생산비가 상승하고 있어 현금 소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로즈타운자동차는 현금이 바닥나자 애플 하청사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에 회사를 팔아버리기도 했다. 로즈타운을 사들인 폭스콘은 계속해서 막대한 현금을 로즈타운에 쏟아붓고 있다.

리비안도 다가오는 경기침체와 수요 둔화에 대비해 일단 현금을 확보하고, 미국 시장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비안을 비롯한 일부 전기차 종목들은 급락했다.

리비안은 1.68달러(6.16%) 폭락한 25.61달러, 루시드는 0.40달러(4.61%) 급락한 8.28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