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수백㎞ 떨어진 러시아 본토 군사시설이 연이어 공격을 받으면서 다시금 우크라-러시아 전쟁이 확전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전에도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났었다. 거기에 반해 이번 사건들은 국경과 멀리 떨어진 지역을 포함해 연속으로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가 실제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타격할 경우 러시아가 대규모 공습 강도를 더욱 높이거나 다시금 핵 위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같은 소식에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나스닥 다우 주가지수 선물과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암호 가상화폐가 요동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기습은 러시아가 그간 유지해온 장거리 미사일 우위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러시아는 그간 안전한 후방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별다른 위험이 없이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괴롭혀왔다. 이제는 본토 군사기지가 공격받을 가능성이 열리면서 지상전 부진을 만회할 새 돌파구에 변수가 생겼다. 드론이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러시아의 전략 군사시설이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나 러시아의 우려는 커졌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서방에 장거리 타격 무기를 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서방은 확전 우려를 들어 이를 거부해왔다. 미국과 서방은 이번 전쟁을 자국과 서방의 대결이라고 주장하는 러시아를 자극할 '레드 라인'이 러시아 본토 타격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첨단 무기 지원을 문제 삼으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했고, 서방국들도 실제로 러시아의 핵 위협을 경계해왔다. 미국은 지상전 전황을 뒤바꾼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지원할 때에도 러시아 본토 타격 우려 때문에 최대 사거리를 290㎞에서 70㎞로 개조해 보내기도 했다.
러시아의 충격은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가 이들 지역을 공격했다면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타격 능력으로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번에 공격받은 엥겔스 군사비행장이 우크라이나 공습에 투입할 대규모 전략폭격기를 위한 시설을 완벽히 갖춘 유일한 비행장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러시아 소셜미디어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이처럼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다면 모스크바도 타격할 수 있다는 군사평론가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전쟁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했던 러시아 국민들의 여론도 향후 전개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