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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런 테크놀로지·알리바바 등 미 수출통제 회피 목적으로 첨단 칩 설계 변경

이진충 명예기자

기사입력 : 2022-11-08 17:46

컴퓨터 회로 기판 위 부착된 반도체 칩(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컴퓨터 회로 기판 위 부착된 반도체 칩(사진=로이터)
알리바바와 스타트업 비런 테크놀로지(Biren Technology)는 대중국 컴퓨터 제조 능력을 억제할 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제재 조치를 회피하기 위해 처리 속도를 떨어뜨리는 방안으로 고급 칩 설계를 변경하고 있다고 외신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 비런, 그 외 중국 칩 설계 기업들은 중국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인공지능 알고리즘 및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고급 프로세서의 설계도를 만드는 데 수년 동안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칩들은 세계 최대의 계약 칩 제조업체인 TSMC에 의해 해외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지난달 모든 미국의 허가 받지 않은 중국 수출 반도체의 처리 능력을 제한한다고 발표한 제재는 그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알리바바와 비런은 미 정부의 규제 조치가 발표되었을 당시 이미 TSMC에서 그들의 최신 칩에 대한 값비싼 테스트를 수행했다. 이 규정으로 인해 그 기업들은 더 이상의 생산을 중단하고 설계를 변경해야 했다고 정통한 소식통은 밝혔다.

결과적으로 억만장자 마윈의 알리바바는 또 다른 타격을 받게 되었다. 알리바바 주식은 2년 전 중국 정부가 계열사 앤트 그룹 IPO 취소 이후 시총 80% 규모의 손실을 보았다. 새로운 칩은 알리바바의 첫 번째 그래픽 처리 장치가 될 예정이었고 공개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거의 모든 반도체 제조 공장이 미국 부품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 통제는 제3국 칩 제조업체로 확대되는데, 이는 이 규정이 중국에 들어오는 모든 고급 프로세서에 대한 금수조치임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는 이전에도 엔비디아와 AMD의 그러한 수출을 제한했다.
한편, 중국 내 반도체 제조 기업들은 알리바바와 비런이 디자인한 것과 같은 최첨단 칩을 생산하기 위해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컨설팅그룹 ASG의 폴 트리올로 기술정책 책임자는 "한 국가의 하드웨어의 기술적 수준을 동결시키려는 시도는 큰 일"이라며 "미국은 판매를 제한하고, 고급 수준의 하드웨어 제조 로드맵을 폐쇄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첨단 프로세서가 자율 주행에서 마약 발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구동하는 슈퍼컴퓨팅과 AI에 대한 연구의 기본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미 상무부가 라이선스를 주지 않는다면 중국은 진짜 문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상무부는 그러한 라이선스를 부여하지 않을 것 같다고 미국 다국적 로펌 아킨 검프(Akin Gump)의 수출 전문가인 케빈 울프가 말했다. 그는 "규정상 이 부분은 그러한 신청들이 '추정적으로 거부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반도체 설계 부문은 정부와 벤처 투자가들의 막대한 자금 지원에 힘입어 미국 경쟁업체들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비런 테크놀로지는 팹리스 반도체 회사 중 가장 발전적이고 목소리가 큰 기업이다. 이 회사는 경쟁사 엔비디아와 AMD의 GPU를 능가한다고 주장하는 프로세서를 만들기 위해 세콰이아 캐피탈 차이나(Sequoia Capital China), 퀴밍 벤처 파트너스(Qiming Venture Partners), 중국과 러시아 국영 펀드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50억 위안(6억 9,5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중국 상하이 한 팹리스 창업자는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며 "그 기업은 너무 많은 홍보를 했고 그 스펙은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 이제 TSMC가 해결책을 찾는 것을 돕는 것은 어렵게 되었다."고 말했다.

TSMC와 함께 일하는 디자인 그룹의 중국인 엔지니어는 TSMC나 어떤 팹리스에서도 프로세서의 성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 TSMC는 중국 고객들에게 자체 칩 생산량을 보고하고 권리 포기 각서에 서명하도록 요청하기 시작했다.

TSMC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비런이 자사의 프로세서를 홍보하는 공개 프레젠테이션으로 인해 칩의 성능이 아마도 미국의 수출 제한 금지 사양을 충족했기 때문에 계약 칩 제조업체가 공급을 불가피하게 중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통제 조치에 '괜찮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그 기업들에게 수출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엔지니어들은 양방향 전송 속도 즉, 서로 데이터를 보내는 속도라고 불리는 칩의 임계값에서 핵심 메트릭을 계산하는 미국의 불분명한 규정 때문에 무엇이 준수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복잡하다고 말한다. 수출 통제 상한선은 초당 600 기가바이트(gb/s) 기준의 칩이다.

익명의 비런의 한 선임 엔지니어는 "전송 속도를 계산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며 비렌은 TSMC가 제조하길 희망하며, 프로세서 속도를 줄이기 위해 디자인을 수정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제재 조치 이전 비런 웹사이트의 아카이브 버전은 첫 프로세서인 BR100의 사양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미국의 상한선을 초과하는 640 gb/s의 전송 속도를 제공한다. 번스타인 리서치 그룹의 계산에 따르면 이후 비런 웹사이트는 576 gb/s의 BR100로 더 느린 사양을 게재했다.

비런의 스펙 변화를 처음 눈치챈 반도체 연구그룹 세미 애널리틱스 수석 분석가 딜런 파텔은 칩 일부를 무력화해 프로세서 속도를 늦추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칩 디자인을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나중에 그것을 다시 활성화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고 미국 정부가 그 점을 받아들일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비런은 지난 8월 상하이 최고위급 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기록적인" 새로운 칩 제품군의 공개를 축하했다. 그러나 비런 웹사이트는 창업자 마이크 홍이 칩의 사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행사 관련 사진을 삭제했다.

알리바바의 T-헤드 반도체 사업부는 그 팀이 AI 작업을 위해 설계된 새로운 5나노미터 프로세서를 수정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 중인 수정 칩은 TSMC에서 또 다른 생산 시험 운용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수개월 간의 지연을 의미하며 1,0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부의 가장 큰 공포는 미국의 제재로 산산조각이 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칩 설계 부문인 하이실리콘처럼 되는 것이다.

"T-head의 핵심 팀 구성원 중 대다수가 하이실리콘 출신이어서, 그런 일이 생긴다면, 다시 한번 악몽과 같다"고 팀원 중 한 사람은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규정 준수를 유지하기 위한 모든 조치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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