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과 채권이 1년 사이에 10% 이상 동반 하락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스위스 은행 미라보의 보고서를 인용해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주식과 채권이 모두 하락장에 진입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증시의 간판인 S&P500 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15% 이상 하락했다. 또 미국의 채권종합지수는 1년 전보다 10%가량 떨어졌다.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장에 접어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흔히 주가가 떨어질 때 일정 수익이 사전에 보장된 채권이 헤지 투자 수단으로 통한다.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채권과 주식을 함께 담으라는 격언이 있다.
전통적으로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투자하라는 전략이 통용됐다. 만약 이런 전략으로 투자했다면 지난 1년 사이에 투자금의 12%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달에 8.5%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지난 4일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조처를 한 뒤 추가 금리 연쇄 인상을 예고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동향이 주식과 채권의 동반 가격 하락을 촉발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지적했다.
1976년 이후 미국 주식과 채권의 월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주식과 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인 경우는 87개월로 전체 기간(554개월)의 15.7%에 그쳤다. 주식과 채권이 2개월 연속 부진한 경우는 14개월(2.5%)로 집계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