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추락한 기종은 보잉의 베스트셀러였지만 2차례 추락 사고 여파로 2019년 3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전세계 운항이 중단됐던 737맥스가 아닌 737-800 기종으로 보잉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3년만에 다시 추락사고
승무원 9명을 포함해 모두 132명이 탑승한 사고기 추락은 보잉 항공기 안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면서 주가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보잉 주가는 21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장중 180.61 달러까지 낮아졌지만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해 결국 18일 종가보다 6.93 달러(3.59%) 급락한 185.90 달러로 장을 마쳤다.
사고를 낸 중국동방항공의 미 증권예탁원증서(ADR)은 1.20 달러(6.31%) 폭락한 17.83 달러로 마감했다.
배런스는 보잉이 최대 시장 가운데 한 곳인 중국 시장 공략을 재개해 737맥스 인도를 늘리고, 상업 운항 허가도 다시 받았지만 회사 자체에 만성적인 안전성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게 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보잉 주력 기종
737맥스 추락 사고 이후 보잉 737-800 기종은 보잉의 주력 기종이 됐다. 상당수 항공사들이 주력 항공기로 투입하는 기종이다.
CNN비즈니스는 항공 분석업체 시리움을 인용해 현재 전세계에서 운항 중인 보잉 737-800 기종이 모두 4502대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기종은 미국과 중국 등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종이다. 미국에서는 795대, 중국에서는 1177대가 운항 중이다.
에어버스의 A320에 이어 전세계에서 2번째로 많이 운항하는 항공기다.
737-800에 이어 나온 기종이 737 맥스이다.
737-800과 맥스 등은 보잉의 이른바 737차세대(NG) 기종이다. 이 가운데 한 개 기종인 737-700 기종에서도 2018년 사망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운항 중이던 사우스웨스트 항공 소속 여객기의 엔진 팬 날개가 부러지면서 엔진 덮개 일부가 항공기 측면을 들이 받았고, 유리창 한 곳이 깨지면서 옆자리에 탔던 여성 승객이 사망했다.
2019년 보잉은 미 국립교통안전청(NTSB)의 권고를 받아들여 엔진 덮개를 재설계했다.
투자자들, 주가 하락에 베팅
2009년부터 시작해 737-800 항공기를 약 130대 들여온 동방항공은 이날 이 기종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737-800을 비롯해 737NG 기종은 1990년대 후반 생산을 시작한 기종으로 가장 안전한 기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금까지 모두 약 7000대가 인도됐지만 사고는 매우 적었다.
코웬의 카이 본 루머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고가 기종 자체의 결함보다는 유지보수에 따른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지만 투자자들의 의구심까지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보잉 투자자들은 앞서 한 차례 쓰라린 경험을 한 터라 이번에는 주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0월 말레이시아 라이온에어의 보잉 737맥스 기종이 추락한 뒤 보잉 주가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듬해인 2019년 초 보잉 주가는 사상최고를 찍었다.
그러나 곧바로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737맥스가 또 추락했고, 이후 항공기 결함 문제가 발견되면서 보잉 주가는 결국 폭락했다. 446 달러를 넘으며 사상최고를 찍었던 보잉 주가는 현재 60% 가량 추락한 상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