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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장 “언론이 중2 수준 쉬운 우리말 쓰기 앞장서야 합니다”

"어려운 용어가 정보 격차, 지식 격차, 계층간 장벽 발생 원인"

황인석 경기대 교수

기사입력 : 2022-10-27 14:57

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장이미지 확대보기
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장
한글한류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지금 국어를 더욱 쉽게, 그리고 문화적으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곳 중의 하나가 국어문화원연합회다. 2005년 시행된 국어기본법에 따라 11곳의 국어상담소가 지정되었고 이후 국어상담소가 국어문화원으로,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가 국어문화원연합회로 발전하였다. 2020년 2월 17일에는 국어문화원연합회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가 탄생하였으며 서울, 부산, 경기도 등 전국 거점별로 22곳에서 국어문화원이 운영 중이다.

국어문화원의 발전과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의 탄생을 이끌어온 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장(상명대 교수)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국어문화원은 국민의 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국민의 문해력 향상은 물론 외국인 한국어 교육, 공공기관 보도자료 작성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기본이고요. 한글날 행사, 국어 실력 겨루기 등 국어 문화 활성화를 위한 행사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국어문화원 설립 취지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국어문화원은 전국에 지역 거점별로 설립돼 있어 국어문화원마다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거점별로 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지역의 현실에 맞게 운영합니다”라고 운을 뗀 뒤 “우리 국민들을 위한 사업도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결혼 이주민들이 많은 곳은 또 이들이 주요한 대상이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특별한 예가 있는지 묻자 김 회장은 “결혼 이주 여성들 중에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이들은 좀 더 나은 직업을 갖기를 원합니다. 상명대 국어문화원의 경우 이들을 위해 한국어교원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격증을 따서 한국어 교사가 된 결혼 이주 여성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하는 그들을 볼 때 보람도 느낀다”고 감회를 피력했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울 곳은 국어문화원 외에는 거의 없어 이들에게는 한국어 학습 요람이라는 것이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올해 576돌 한글날 기념으로 국립국어원과 함께 한국어한마당, 한글산업화전시를 했다. 특히 한글한류에 힘입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학술대회도 개최했다. 한글을 어떻게 산업화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국어문화원은 요즘 무엇에 중점을 두는지 묻자 김 회장은 “공공언어가 너무 어려워서 장벽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쉽게 쓰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립국어원과 함께 공공기관 공문서 평가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시범평가를 거쳐 내년부터는 본평가가 실시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공공언어를 특히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바르게 쓰는 것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문제는 쉽게 쓰는 것입니다. 마주 앉아서 얘기할 때는 상대방이 이해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지 눈높이에 맞춰서 대화를 하는데, 공공언어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작성자들이 미처 국민의 이해도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어려운 말을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리집 같은 데도 사진자료, 사진마당 하면 될 것을 포토 갤러리라고 하는데 그 정도 외래어 외국어는 그냥 써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봐서는 어렵습니다”라고 힘주어 밝혔다.

쉬운 말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김 회장은 보이스 피싱 사례를 들었다.

“보이스 피싱 같은 경우 언론이나 공공기관에서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노년층에서 피해자가 계속 나오는 것은 이들에게 이 다섯 글자가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수막에도 보이스 피싱 조심하라고 적어 놓지만 정작 피해 당사자들은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사기문자, 사기전화라고 하면 쉽게 이해합니다. 그런데 보이스 피싱이라고 하죠. 노년층 사이에서 서로 정보교환이 되어야 하는데 보이스 피싱이라는 말은 기억이 안 돼 다른 사람한테 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말을 쓰지 말자는 것입니다.”

김 회장은 덧붙여서 “말을 어렵게 쓰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클릭 한 번 더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서는 모르면 그냥 지나갑니다. 딱 보았을 때 의미가 전달되어야 ‘뭐지’ 하고 관심을 가집니다. 그래서 말을 쉽게 써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언론의 역할에 주목한다.

“어려운 외국어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기 전에 국립국어원과 국어문화원연합회가 그것을 다듬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지만, 언론이 한발 먼저 쉬운 말로 풀어 쓰면 정착이 가능합니다. 국민들은 뉴스를 통해서 바뀐 세상을 아는데 말이 어려워서 확장돼야 할 지식이 가로막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흔히 말하는 정보 공개와 관련해서도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정보 공개를 하는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알 수 있는 말로 쉽게 쓰는 것입니다. 그게 진정한 정보 공개입니다. 그래서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쉽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김 회장은 “중학교 2학년 정도가 알 수 있도록 쉽게 공공기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언론도 보도해야겠죠”라고 덧붙였다.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과 관련해 국민은 물론 전문가들의 반응도 좋다는 것이다.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70%는 이상하게 고친 것조차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말 줄여 쓰기 등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도 “한국어의 특성상 언어의 유희가 가능합니다. 통장이 텅 빈 것을 ‘텅장’이라고 한다든지, 학교에 잘 가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 늦어서 헉헉대며 가고 있는 상황을 ‘헉교’라고 표현하는 것은 우리말의 우수성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이런 언어의 유희를 즐기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지식의 확장이 외국어로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말로 해야 합니다. 말이 어려워 국민이 관심을 가지지 못하면 결국은 또 다른 문해력 저하를 가져오게 됩니다. 확장되어야 할 지식에 장벽을 쌓는 꼴이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어려운 말은 세대간, 계층간 장벽을 만들 수 있습니다”라며 다시 한번 쉬운 우리말의 중요성을 힘주어 밝혔다.


황인석 경기대 교수
사진없는 기자

황인석 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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