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안정세에 접어든 물가에 반해 성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향후 기준금리는 경제 상황을 봐가며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결정 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금통위원 6명 중 4명의 인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P) 내렸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요인으로 수출 물량 감소, 가계부채 안정세 등을 짚었다.
이 총재는 “3분기 수출 물량 감소로 경제전망이 낮아진 점이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다”면서 “경쟁국과의 수출 경쟁이 심화하면서 일시적인 요인보다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는 수출 하락 요인만 겨냥한 것은 아니다”면서 “수출은 대외 여건을 많이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는 그간 수출 사업이나 구조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는데, 대외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 경제 악화 등으로 수익성 감소가 나타났다”며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 경쟁력이 도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총재는 또한 “정부의 강력한 거시경제정책과 맞물려 가계부채는 상당히 안정됐다”면서 “가계부채는 이달 5조 원 대를 유지하고 12월에는 하향 추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원·달러 환율 변동성 문제는 일단락했다. 이 총재는 “현재 외환보유 금액이 충분하고 여러 운용 수단이 있다”면서 “정부와의 정책 협조를 통해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수단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선 결과도 언급하며 “‘레드스윕’(공화당의 상·하원 의회 싺쓸이) 결정은 예상을 빗나간 면이 있지만, ‘트럼프 트레이드’가 숨을 고르는 모습인 데다 원화의 절하 속도가 다른 화폐와 비교해 크게 나쁜 편이 아닌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P 내리며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했다. 이달까지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한은 결정을 두고 '깜짝 인하'라는 시장 반응이 나온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