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오는 20일 낮 12시부터 루나 거래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빗썸은 27일부터, 고팍스는 16일부터 루나, 테라에 대한 거래 지원을 종료하기로 했다. 코인원과 코빗도 지난 10일 루나 입출금을 일시 중단하고 유의 종목으로 지정 했다.
루나는 해외에서도 사실상 암호화폐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지난 13일 루나와 테라의 상장을 폐지했고, 글로벌 대형 거래소인 OKX는 이미 테라를 상장폐지하고 테라와 연계된 루나, 앵커, 미러 등도 퇴출했다.
국내 거래소들도 잇달아 루나와 테라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를 결정했지만, 거래소마다 대응이 달라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투자자 보호보다 단타와 투기 목적의 투자자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루나 거래량이 폭등하면서 업비트가 지난 10∼13일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수수료만 99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업비트는 국내 거래소 중 유의 종목 지정을 가장 뒤늦게 했고, 지정 후에도 입출금 거래를 중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행법상 금융당국은 테라 플랫폼을 직접 감독하거나 제재할 권한이 없다. 지난해 말 암호 화폐 관련 법률인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마련됐다. 하지만, 현행법상 거래소의 자금 세탁 행위만 감시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에 참석해 "법적으로 제도화 돼 있지 않다 보니 구체적으로 (사태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투자자 보호 관련해서는 가상자산업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별도의 조치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루나 코인의 투자자는 약 28만명이다. 주요 거래소에서 루나에 대한 거래 종료를 공지했던 지난 13일 17만명보다 약 10만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코인이 상장폐지 되기 전 상승세를 노리고 초단기 투자로 시세 차익을 보려는 투자자들이 몰린 탓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기본법 제정의 신속한 제정을 원하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특금법 외에 관련 법이나 규정이 없다 보니 루나와 같은 폭락 사건이 있을 때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