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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추심·고금리 폐해 ‘법률 지원’으로 막아...28일부터 신청

한현주 기자

기사입력 : 2020-01-26 11:42

설 연휴 직후인 28일부터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설 연휴 직후인 28일부터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사진=뉴시스
# 부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35세 여성 A 씨는 인터넷 대출광고를 보고 12회에 걸쳐 1200만 원 상당을 대출받았다. 대출이자가 법정최고금리(24%)를 훌쩍 넘어선 연 210%에서 최고 3200%에 달해 제때 이자를 갚지 못하자 불법대부업을 하는 조직폭력배가 영업 중인 식당으로 상습적으로 찾아오거나 전화로 폭언을 하기 시작했다. 압박을 견디다 못한 A 씨는 자살을 기도했으나 마침 퇴근한 남편에 의해 발견돼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설 연휴 직후인 28일부터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28일부터 대부업자나 미등록대부업자(사채업자)에게 불법추심이나 최고금리 위반 등의 피해 우려가 있거나 피해를 입은 채무자들을 대상으로 채무자대리인·소송변호사 무료 지원 신청을 받는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두 기관 및 서민금융진흥원과 '채무자대리인 및 소송 변호사 무료지원 사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체결한 MOU를 바탕으로 금융소비자가 불법 추심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를 통해 채무자를 대신해 추심과정 일체를 대리하고 불법성 검토 등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국내 불법사금융 이용규모는 2018년 말 기준 7조1000억원으로 불법사금융 이용자 수만 4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제도권 금융에 속하는 대부업 이용자 수는 200만명, 금액 규모만도 17조 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시중은행 등 금융권 문턱이 높아지면서 청년과 주부, 노령층 등 추심에 취약한 이들의 불법사금융 이용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과 2018년 사이 계층 별 불법사금융 이용비중은 노령층의 경우 26%에서 41%로 확대됐고 주부들의 이용비중 역시 12%에서 23%로 증가했다.

이에 앞으로는 불법추심이나 고금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신청을 통해 무료로 채무자대리인을 선임받거나 소송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채무자를 대신해 불법추심에 노출되지 않도록 추심과정 일체를 대리하고 불법성 검토 등 법률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최고금리 초과 대출, 불법 추심 등으로 입은 피해에 대한 반환청구ㆍ손해배상ㆍ채무부존재확인 소송 등을 대리할 방침이다.

대부업자로부터 불법추심 피해를 입었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이들, 최고금리(연 24%) 초과 대출을 받은 이들이 지원 대상이다. 수익자 부담원칙과 재정 여력 등을 감안해 기준중위 소득 125% 이하인 경우여야 한다.

미등록대부업 피해자에 대한 채무자대리인 선임 사업은 범죄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소득요건과 무관하게 전원 지원한다. 오는 3월부터는 온라인 신청시스템을 구축해 지원신청의 편의를 높인다는 게 금융당국의 계획이다.

또 지자체 콜센터나 일선 경찰서 등을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신청채널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월부터 온라인 신청시스템 구축을 통해 보다 편리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지자체콜센터와 일선 경찰서를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채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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