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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독자 여러분, 꽁시 파차이!”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1-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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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들은 ‘삼국지’의 영웅 관우를 ‘재신(財神)’으로 받들고 있다. ‘돈의 신’으로 모시고 있는 것이다.

관우는 알다시피 청룡언월도(青龍偃月刀)를 들고 있는 살벌한(?) 무장(武將)이다. 어울리지 않는데도, 중국에서는 ‘재물의 신’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본래 산서 사람인 관우는 젊은 시절에 술을 잘 빚는 왕삼(王三)과 친하게 지냈다. 이후 관우는 장군이 되어 형주를 다스리게 되었다. 반면 왕삼은 장사를 망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연명하게 되었다.

왕삼은 그러다가 관우가 출세했다는 소문을 듣고 형주를 찾아갔다. 관우는 왕삼에게 장사 밑천을 대주었다.

왕삼은 그 돈으로 형주 부근에 술집을 차렸다. 왕삼은 술 담그는 실력이 뛰어난데다, 술값도 싸게 받아서 얼마 지나지 않아 기반을 잡게 되었다.

장사가 잘 되니 ‘방해꾼’이 등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왕삼이 외출한 사이에 술집에 낯선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자기들이 관우의 일행이라며 왕삼에게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다. 주점을 때려 부수고 재물을 빼앗았다.

이들은 이광조(李光祖)라는 자가 보낸 불량배들이었다. 이광조도 술집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왕삼이 나타난 이후 손님을 빼앗겨 장사가 안 되자 앙심을 품고 일을 저지른 것이었다.

왕삼은 불량배들이 관우를 가장한 것이라고 관청에 고발했다. 그리고 형주로 관우를 만나러 갔다. 대책을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관우를 만나고 돌아오자마자 구속되고 말았다. 무고죄로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엉뚱하게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왕삼이 사형장으로 끌려오자 구경꾼이 몰려들었다. 행패를 부린 이광조 일당도 구경꾼 사이에 있었다. 그들은 왕삼의 목이 달아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곧바로 체포당하고 말았다.

왕삼을 잡아들인 것은 관우의 계략이었다. 왕삼의 점원들을 병사로 분장시킨 후 사형장에 모인 구경꾼 가운데 범인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했던 것이다.

왕삼은 범인이 잡히자 잔치를 열고 이웃을 대접하는 한편 인근의 경쟁자들에게 자신의 양조비법을 공개했다. 관우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왕삼의 비법을 전수 받은 술집 주인들은 덕분에 모두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돈을 제법 번 술집 주인들은 저마다 관우의 초상을 걸고 사업의 번창을 빌게 되었다. 이후 관우는 양조 상인뿐 아니라 모든 상인이 숭배하는 재산으로 우상화되었다. ‘무장 관우’를 ‘재물의 신’으로 모시게 되었다는 얘기다.

설날을 맞았으니, 이제 ‘진짜’ 경자년(庚子年)이다.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즐겁지만은 못한 새해다. 경기 탓이다.

작년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1인당 소득도 후퇴할 것이라 보도다.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형편은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만 새해를 “‘나아졌다’,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현장에 가득 찰 수 있는 해로 만들겠다”며 마치 ‘희망고문(?)’이다.

그래서 관우와 같은 ‘재물 신’의 도움을 기대해보는 것이다. 독자들에 대한 인사도 중국식이다.

“독자 여러분, 꽁시 파차이(恭禧發財)!”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