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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기후변화가 초래한 호주산불…세계 재앙에 울고 있는 지구

■ 가까이 온 기후변화의 공포

김길수 기자

기사입력 : 2020-01-15 15:49

남반구 호주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강풍으로 인한 최악의 산불 재앙을 겪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남반구 호주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강풍으로 인한 최악의 산불 재앙을 겪고 있다.
호주 산불로 기후 대재앙이 또다시 힘을 얻고 있다.

북반구인 한반도는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기온은 평년보다 7도 이상 높은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100만 명이 찾고 즐기는 세계적인 겨울 축제였던 '화천 산천어축제'는 당초 4일에서 11일로 연기된 뒤, 또 다시 연기돼 오는 27일부터 2월 16일까지 21일간 열기로 결정됐다.
어쩌면 올겨울 산천어축제는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이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실감하는 작은 사례다.

우리나라와 정 반대편인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강풍으로 인한 최악의 산불 재앙을 겪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로 인해 무수한 생명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잿더미가 된 숲은 더 이상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공익적 기능'(물의 저장, 산소 생산, CO₂ 저장, 토양 유실 방지, 교육과 휴식 공간 제공)을 못하게 됐다.

지난해 9월 2일 호주 레밍턴 국립공원(Lamington National Park) 인근 사라바(Sarabah)에서 시작된 산불은 잠시 주춤하다 10월 초부터 본격화돼 좀처럼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벌써 5개월째 접어들었다. 호주 산불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면적과 비슷한 1000만 헥타르(ha) 정도의 산림을 불태워 잿더미로 만들었다.

산불로 소방대원 10명을 포함한 사망자 24명, 실종자는 20명이 넘고, 주택 1700여 채를 포함한 2500여 개의 건물이 소실되거나 붕괴됐다. 또 농부들이 애지중지 길러왔던 소를 포함한 가축 10만 마리가 불타 죽었고, 캥거루와 코알라 등 야생동물(포유류, 파충류, 조류 등)은 10억 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캥거루와 함께 호주의 마스코트로 알려진 코알라는 행동이 느려 제때 피하지 못해 피해는 더 심각했다. 도시화와 개발 등으로 개체수가 줄어 멸종위기가 우려되는 코알라는 최악의 화마를 만나 그 시기가 앞당겨질 지경에 이르렀다. 도로로 뛰쳐나와 ‘물 좀 달라’고 도움을 청하는 코알라 사진과 시커멓게 불타 울타리에 걸쳐진 캥거루의 사진은 전 세계인을 충격에 빠뜨렸다.

1978년 이래 최대 규모의 호주산불은 뉴사우스웨일즈와 빅토리아에서 급격히 증가했다. 자료=호주기상청이미지 확대보기
1978년 이래 최대 규모의 호주산불은 뉴사우스웨일즈와 빅토리아에서 급격히 증가했다. 자료=호주기상청


산불 연기와 재는 도시의 대기를 뿌옇게 만들었고, 호주 수도 캔버라의 대기오염지수(US AQI)는 285를 기록해 전 세계 95개 주요 도시 중 최악을 기록했다. 특히 시드니 등 대도시에서는 호흡기 질환자가 속출했으며, 산불로 인한 재가 수원지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호주 보험사 선콥(Suncrop)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산불로 인해 2600건의 보험금 청구가 있었으며, 액수는 3억4500만 호주달러(약 2749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호주보험협회의 집계에서는 무려 5200건 이상의 보험금 지급 청구서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로 인한 직간접적 경제적 손실은 상상하기 어려운 천문학적 금액이 평가될 전망이다.

호주연방정부는 화재진압을 위해 2300여 명의 소방관을 투입, 진화해 왔고, 3000명의 예비군 동원령을 내려 산불 진화를 도왔다. 군 장비와 인력이 이재민 구조와 대피에 투입됐으며, 2년간 16조 원 규모의 막대한 지원금을 약속했다. 산불이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전 세계 공동의 관심사가 되어, 각국의 원조와 지원 및 세계 유명 인사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호주 산불의 원인으로는 ‘폭염’과 ‘가뭄’, ‘강풍’ 등 세 가지 요인이 거론된다. 아무리 여름철이라지만 연일 섭씨 40℃가 훨쩍 넘는 이상고온과 함께, 극심한 가뭄으로 수목과 토양은 메마르고, 여기에 마른번개가 자연발화를 일으켜 산불로 이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특히 호주 원시림의 유칼립투스 나무는 기름 성분이 많아 자연발화만으로도 대형 산불을 종종 일으켜 왔다. 또 시속 40㎞의 강풍과 ‘화염 토네이도(Firenado)’는 인력으로 산불을 통제 불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여러 악조건이 겹쳐 산불 확산 속도는 화재진압 속도를 훨씬 앞질렀다.

지난 5일동안 수십마리의 코알라가 구출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나, 사망한 코알라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일동안 수십마리의 코알라가 구출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나, 사망한 코알라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학자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폭염과 강풍이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기후변화가 인도양의 동쪽과 서쪽 해수면 온도차가 극심해지는 '쌍극자(dipole) 현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쌍극자 현상'이란 인도양 서쪽은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 강수량이 급증하고, 인도양 동쪽은 바닷물 온도가 내려가 가뭄이 심화되는 현상이다. 인도양 동쪽에 위차한 호주는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발생했고, 반대로 인도양 서쪽 아프리카 북부와 유럽 지역은 홍수로 큰 피해가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어떤 이론으로 설명하든 기후변화의 영향은 분명하다.

이러한 기후변화와 이상기온, 지구온난화는 호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지역을 불분하고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강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발전을 위한 무분별한 개발과 화석연료의 사용, 무책임한 정책들과 행동이 기후변화로 이어져 우리 삶에 더 큰 재앙으로 돌아오고 있다.

호주산불은 전 세계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다. 미래의 일로만 여겨졌던 기후변화의 재앙이 지금 우리 앞에 현실로 펼쳐진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추진해야 한다. 국가 지도자들은 이상기후 대처 관련 정책이나 프로젝트가 자국의 이익보다 우선적으로 실현되도록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개개인도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처럼 일선에서 환경운동은 못하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으로 환경을 지켜나가야 할 때다.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과 비닐봉지,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또한 재사용이나 재활용을 생활화해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 시켜야만, 후손에게 더 큰 재앙을 유산으로 물려주지 않을 것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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