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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문재인 정부 ‘기저효과’ 덕 볼까?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1-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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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작년 말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 한해 현장에서는 ‘어렵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컸으나 내년에는 ‘나아졌다,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현장에 가득 찰 수 있는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KDI 경제동향’ 1월호에서 10개월 만에 ‘경기 부진’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작년 4월부터 9개월 연속 ‘경기 부진’이라고 했는데, 이를 ‘낮은 성장세’로 바꾼 것이다.

KDI는 “이란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이라는 전제하에, “경기가 작년 4분기쯤 저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었다. 홍 부총리의 강조처럼, ‘나아졌다,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따져볼 게 있다. 이른바 ‘기저효과’다.

작년 나라 경제가 시쳇말로 죽을 쑨 상황에서, 올해는 작년만큼만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수치’ 상으로는 ‘나아지고,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그럴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2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한 ‘2020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절반 가까운 47.4%는 ‘긴축경영’을 선택한다고 했다. ‘현상유지’가 34.1%, ‘확대경영’은 18.5%에 불과했다. 올해도 경영 환경이 ‘불투명’한 것이다.

그런데도 영업이익 전망은 밝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증권회사 이상에서 영업실적을 전망한 289개 상장기업 가운데 91.4%인 264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31조8899억 원에서 올해는 169조2627억 원으로 28.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에 죽을 쑨 데 따른 기저효과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했다.

‘물가 관리’도 비교적 수월해질 전망이다. 작년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로 떨어지는 바람에 ‘디플레 우려’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올해는 바닥까지 떨어진 물가가 조금만 올라도 그런 염려는 덜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출의 경우도 작년 내내 ‘마이너스 증가율’로 허덕였지만 올해는 어지간만 해도 ‘플러스 증가율’로 돌아설 수 있다. 실제로 관세청이 집계한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지표가 ‘반짝’하면 아마도 문재인 정부의 ‘공’으로 돌리려고 할 것이다. 그래야 총선에서 ‘표’를 얻는 데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중동 리스크’라는 게 불거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작년 발표 때보다 0.2%포인트 낮춘 2.5%로 하향조정했다. 세계 성장률이 둔화되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재간은 없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