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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박건수씨! 나하고 같이 홍콩 출장가지”

입사 3개월에 사장님 해외출장 동행과 좌충우돌

박희준 기자

기사입력 : 2020-01-04 06:00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이미지 확대보기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
"박건수씨! 나하고 같이 홍콩 출장가지"

입사한 지 3개월 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갑자기 사장님이 부른다고 해 집무실을 찾았다. "내일 내가 홍콩으로 출장을 3박4일 가니까 나하고 같이 가게 준비하지!"
"네?" 라며 어정쩡해 있으니 "나가서 쯔엉(가명,베트남 현지인 매니저)에게 물어보고 준비해서 시간 맞춰 공항으로 오게"라고 했다. 늘 사장님을 수행하는 직원이 사정이 생겨 급하게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홍콩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를 가는 출장이라고 한다.

박건수(가칭)씨가 취업한 회사는 베트남에서 활발하게 소비재 유통업을 하고 있으며 사장님은 한국분이다. 베트남 진출 1세대로 직원 1000여 명을두고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중견 유통회사인 'VK유통(가칭)'이다. 최근에 베트남의 경제성장에 따라 현지인들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한국 교민들이 찾는 농식품,가공식품,생필품 등도 변화가 심하다고 한다. 매장에서 취급하는 생활용품 상품 가지 수만 1만여 SKU(stocking keeping unit : 상품,재고관리의최소 분류단위)에 이를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

직원들의 80%이상이 베트남인들이라 제대로 된 현지어를 공부한 우리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GYBM) 출신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고 한다. 특히, 현지 직원들을 관리하는 일이나 베트남 고객 관리에 큰 몫을 담당하며 좋은 상품 발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박건수 씨도 GYBM에 최근에 합류했다. 1년간의 연수를 지난해 7월에 마치고 처음으로이 회사에 취업했다.지난해 12월에 총동문회 창립행사에서 만나 근황을 물었더니 이 이야기를 하며 소개했다. 곤혹함에 힘들었던 모습이 베어났다. 흔치 않은 경험이었던 것이 상상이 된다.

#일단 몸으로 때운다. 홍콩 박람회장과 시장조사를


취업하고 처음 가는 해외출장이었다. 목적을 가진 박람회도 낯선 일인데 사장님 수행과 때로는 통역도 해야하는 일이다. 박람회 순회가 끝나면 홍콩시내를 다니며 다른 유통체인을 다니며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2중,3중의 고충이 예상됐다.

나름대로 생존의 결론을 내렸다. '일단 몸으로 때운다. 그리고 모르면 물어본다'는 원칙으로 …. 만만치 않은 베트남어를 1년 만에 배우고 갖은 극기훈련도 모두 이겨낸 터였다.

첫날 아침에는 2시간 먼저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행사장을 먼저 방문해 보았다. 규모나 관람 코스 등도 눈에 익혀 두었다. 사장님께서 전시물들을 관람하면서 질문하고 대화하는 것을 눈여겨봤다. 전시관계자들의 답변을 들으면 나름대로 요약해 보고도 드렸다.

다음 날 방문 코스나 일정은 메모해 뒀다가 확인하고 보고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일단 숙소에 들어오면 당일 일들을 요약,정리하고 다음날 예정된 일정은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며 사전 준비를 최대한 해 나갔다. 무사히 박람회 투어 일정을 마친 듯했다.

그런데 더 큰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홍콩시내의 유통현장을 둘러보는 시장조사였다. 전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장님께서는 워낙 자주 다녀서 그런지 거침없고 빨랐다. 일부 샘플도 구입하고 사진도 담아두며 한 매장에서 다른 매장으로 쉴 새 없이 다니며 시장조사를 이어갔다. 정말 땀나는 하루였다. 와중에 드는 생각은 '사업은 저렇게 현장감 있게 하는 것이구나. 짧은 시간에 하나도 놓치지 않고 날카로운 눈으로 시장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내 사업을 한다는 것, 성공한다는 것, 시장에서 앞서가는 실체를 이 번개 출장을 통해 크게 깨달았다.

대기업이나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경험이었다.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한국의 10년 차 이상의 경험을 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 가장 크게 와 닿았다.

#사장님을 수행하며 배운 것


첫째, GYBM 선배들이 비슷한 경우를 겪는 것이 오히려 빨리 업무에 정착하는 기회가 됐다는 말이 새삼스러웠다. 덕분에 일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는 소중한 기회였다.

둘째, 사장님을 면전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홍콩 시내와 박람회장을 누비며 한 시장조사 경험은 앞으로 성장하는 데 큰 나침반이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 매장에 누군가 갖다 둔 상품을 취급하는 것을 넘어서 빠르게 변하는 베트남에 맞는 상품을 찾기 위해 남다른 관심으로 눈여겨보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셋째, 혼자 그리고 목적 없이 간다면 그냥 주어진 일만 처리하고 스쳐 지나올 것이지만 짧은 시간에 비즈니스 거리가 될 만한 것을 찾아보고 왔다는 것도 큰 힘이 됐다.

이젠 1년 만에 진급도 했다고 한다. 업무도 마케팅 업무를 떠나 식품군의 머천다이징 담당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박주임! 재미있지? 일이 힘들고 안 들고는 나 한테 어떤 의미가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느낌도 있지? 재미를 붙였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를 가졌다는 생각이 드는구나!"며 격려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당찬 표정을 짓는다.

한국에서 불안한 마음을 떨치고 무사히 연수도 마치고 하고 있는 일도 제자리를 잡아간다는 안도의 모습이 지난 번 연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스스로 몸으로 익힌 자신감이 커나가는 소중한 자산이 된 듯해 필자 또한 하노이의 사흘간을 마치고 인천으로 돌아오는 여정이 뿌듯함으로 녹아들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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