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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반정부시위 반년 혼돈의 홍콩…주민들이 대만으로 가는 보따리 싸는 까닭은?

김경수 편집위원

기사입력 : 2019-12-06 00:20

홍콩경찰이 항의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홍콩경찰이 항의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


반정부시위의 격화로 반년 가까이 마비상태에 빠진 홍콩에서는 해외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을 검토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주지로써 홍콩에서 가깝고 민주화되어 있는 대만을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대만은 오랜 세월 동안 바쁜 생활과 집세가 비정상적으로 비싼 홍콩으로부터의 이주처로 인기를 끌어 왔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만의 단기체류 허가 및 영주권을 취득한 홍콩 출신자 수는 전년 대비 약 30% 늘어난 4,000명 이상이다. 또 홍콩에서의 대만 투자액도 거의 2배에 이르렀다.

홍콩출신의 레오나르도 웡(Leonardo Wong)씨(27)는 내년 1월에 대만남부 가오슝 시로 이주할 예정이다. 그는 “홍콩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AFP 취재에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예전과 똑같이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홍콩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비관적 의견을 피력했다.

대만은 일당독재체제 하에 있는 중국에서 사람들이 유입될까 두려워 망명이나 난민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홍콩 사람들은 투자자를 위한 비자발급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만이민을 신청할 수 있다.

전 시스템 분석가의 쵸우 천밍(Chow Chung-ming)씨(41)는 최근 600만 대만달러(약 2억 3,500만 원)의 투자가 요구되는 제도를 이용해 대만의 거주허가를 취득했다. 호주나 캐나다, 미국 같은 인기가 많은 나라로 이주하는 경우에 비하면 이는 극히 적은 액수다.
쵸우 씨는 지난 7월 싼 집세에 매력을 느껴 가오슝 시로 이주했다. 대만이 비교적 자유로운 것도 이주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는 “대만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지금까지도 존재한다. 총통이나 의원을 자기들끼리 뽑을 수도 있다. 홍콩에는 그런 권리는 존재하지 않으며, 미래에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고 이주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정부는 공적으로는 ‘일국양제’로 홍콩에 큰 자유와 법의 지배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대들은 이것들이 서서히 침식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홍콩주민은 점차 자유가 축소되고 마지막으로는 완전히 중국 본토로 흡수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번 홍콩 사람들의 해외이주는 1997년 영국의 홍콩 중국 반환, 2014년 민주화 시위 ‘우산 운동(Umbrella Movement)’의 실패 후에 이어 이주 ‘제3의 물결’이라고도 한다.

회사원인 수키 루이(Suki Lui 씨(37)는 정기적으로 민주화시위에 참여하고 있는데 두 살 된 딸의 장래를 생각해 대만으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딸에게 보다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다. 자유를 즐기고 꿈을 실현시키길 바라며, 선택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도시에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만으로 이주한다고 해도, 중국의 위협에 노출되는 것에 변함이 없다. 중국정부는 대만을 자기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대만에 과거 70년간 독자적 정권이 있는데도 필요하다면 무력을 행사해서도 대만을 통일하려 하고 있다.

2016년에 대만 총통에 취임한 차이잉원은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고 있으며 홍콩 민주세력에 대한 지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대만에 대한 경제·군사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 외에도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들에게 ‘차이나 머니’를 무기로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대만과의 단교압력을 가하면서 가로채고 있다.

대만에서는 내년 1월 총통선거가 실시된다. 차이 총통은 이 선거를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차이 총통의 대립후보는 중국에 대해 유화노선을 내세우고 있다. 홍콩에서 대만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홍콩의 교훈을 마음에 담아두길 바란다고 말한다. 쵸우 씨는 “나는 아직 투표할 수 없지만, 대만을 지킬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9월에 대만으로 이주한 피닉스 로우(Phoenix Law)씨(30)는 대만의 자유에 이끌려 왔다며 “(대만)사람들은 홍콩의 상황을 보면서 경계감을 품길 바란다. 중국 공산당을 믿어서는 안된다. 그들의 말은 듣기는 좋지만 전부 거짓말이다”이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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