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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금융공학 레시피' 저자 김용환, 금융공학이 4차산업혁명 주도

DLF사태...사모펀드에 대한 정부 정책노선 바꿨다

한현주 기자

기사입력 : 2019-11-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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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을 활용한 금융공학 레시피' 저자 김용환 씨 사진=한현주기자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아이를 물가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과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방법이다.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에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한다고 발표한 것은 소비자가 고위험 투자상품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파이썬을 활용한 금융공학 레시피' 저자 김용환(44)씨는 대규모 투자 손실을 야기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 펀드(DLF)의 관리 감독 강화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금융공학의 정점에 있는 구조화 상품 시장과 인덱스 업무를 담당하면서 국내외 금융사의 구조화 상품들을 분석하고 거래를 관리해왔다.

그는 1999년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2016년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에서 MBA를 취득했다. 지난 2001년 SK C&C에서 프로그래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금융권에 있는 친구들이 더 우아하게 살면서도 높은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에 분개해 2005년 한국거래소로 이직해 지금까지 17년 이상 금융과 IT의 접점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구조화 상품을 다루는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금융공학에 본격으로 뛰어들었다는 그는 금융공학은 데이터 과학의 한 분야이며 최근에는 빅데이터, AI 등을 활용해 금융권에서의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학문이라고 소개했다.

금융위원회의 이번 고위험 사모펀드 규제 강화 방안에 대해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소비자 보호 조치 강화와 사모펀드의 모험자본 공급기능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라며 "이번 정책은 특히 금융당국이 엄격한 규제를 통해 소비자가 고위험 투자상품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은행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를 넘는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됐고 앞으로, 고위험 상품을 많이 담고 있는 사모펀드가 공모펀드의 탈을 쓰고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게 될 것“이라며 ”은행상품은 원금을 보장해준다는 생각이 굳어져 있는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서는 반길 만 한 일이다. 은행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위험 상품에 가입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회를 원천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엿다.

아울러 그는 “은행은 안정적으로 자산을 보호해주는 창구이고, 증권사는 위험이 따르지만 자산을 증식시키는 창구라는 차별화된 인식을 공유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나 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규제 강화로 금융산업에 나타날 부작용도 우려했다. 그는 “금융에서 말하는 고위험은 고수익과 동의어다.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을 취급하지 않으면 은행만 이용하는 소비자는 고수익 상품을 접할 기회가 제한된다"면서 "이번 방안으로 은행 창구를 통한 펀드 판매가 제한되면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어 금융투자업계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정부는 은행이나 자산운용사 등이 중소기업과 핀테크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모험자본 활성화를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했다. 사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일반투자자에게도 사모펀드에 접근할 기회를 확대해 금융 선진화와 투자기회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방향으로, 사모펀드 기준이 되는 투자자 수 제한과 최소투자금액 제한 완화가 주요 화두였다.

그는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으로 사모펀드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방안은 그 동안의 기대와는 반대로 투자금액 제한이 강화됐다"며 "정부의 설명대로 사모펀드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 자체는 유지한다고 하지만 그 규모가 그대로 유지 될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무엇보다 정책의 방향성이 바뀌었다는 점이 금융투자업계와 이 시장에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 등 대기세력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언제나 수익을 낼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금융상품은 세상에 없다고 했다. 그는 "특정 구간에서 더 높은 수익을 내려면 다른 구간에서는 더 큰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DLF도 일상적인 금리 수준에서라면 높은 이자를 돌려주지만, 일정 수준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더 큰 손해를 입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독일, 미국 등 해외금리와 연계된 DLF는 대상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높은 투자수익(이자)을 돌려주지만, 해당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최대 95%까지 손실이 예상되는 상품이다.

그는 “여기서 말하는 일정 수준이라는 것이 현재 금리보다 충분히 낮기 때문에 소비자는 부담 없이 상품에 가입하곤 한다”며 “이번 사태는 독일 국채금리가 단기적으로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품을 구조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구조화 상품은 주식, 채권 등의 전통 금융자산과 달리 손익구조를 상품 설계 시점에서 별도로 정해놓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주식으로 10000원짜리 주식을 사서 100원의 수익을 얻으려면 주가가 10100원이 되어야 가능하지만, 구조화 상품은 주가가 떨어져도 100원을 벌 수 있다. 애초에 주가가 꼭 10100원이 아니고 9000~11000원 사이의 구간에 있으면 무조건 100원을 벌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하면 된다. 구조화 상품은 특정 구간에서는 주가가 내려가도 수익이 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구간을 벗어나게 되면 주식보다 수익이 낮을 수 있다.

소비자가 고수익 상품에 안전하게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 그는"고수익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투자를 시작하기 전, 돌다리도 두드려보라는 말처럼 상품을 분석하고 이해한 후 시작해야 한다"며 "투자상품이 가져올 기대이익은 얼마인지, 감당해야 할 최대 손실은 얼마인지, 이익과 손해의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대 손실을 감내하고도 투자할 가치가 있을 때 누가 권해줘서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판단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방법 이라며 어려운 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소비자와 금융투자업계가 함께 윈윈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창구 직원의 설명을 잠깐 듣고 결정하기에는 투자자금이 너무 아깝다"며 "특히 창구 직원 중에 구조화 상품과 같은 신종 금융상품을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번거롭더라도 금융상품의 상품 설명서를 직접 읽어보고 수익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만약 수익 구조가 판단되지 않는 상품이라면 투자하지 않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공학 레시피'란 책을 쓴 계기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구조화 상품과 같은 신종 금융상품을 탄생시키고 발전시켜온 원동력이 바로 금융공학이다.

그는 "금융공학은 금융과 공학이 결합한 학문이라 많은 사람이 지레 어렵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금융공학 책이 어렵게 쓰여 있어서 금융 입문자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공학 입문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어렵고 부담스러운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기초 실무 중심으로 책을 썼다. 금융공학에 입문하려는 대학생, 금융에 입문하고 싶어 하는 비 전문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일부 대학에서 교재로 채택하는 등 소기의 성과가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금융공학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건 금융에 대한 지식이고,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수학과 통계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분석한 데이터를 쓸모 있는 금융 모델로 만들어내기 위해 프로그래밍도 할 줄 알면 금상첨화"라고 조언했다.

그는 "금융공학 입문서인 '금융공학 레시피'로 금융공학에 흥미를 느꼈다면 다음으로는 스캇 패터슨의 '퀀트',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 스튜디오', 영주 닐슨의 '월스트리트 퀀트투자의 법칙' 등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