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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 심장부'에 연구센터 짓는 국내 전자업계

SK하이닉스, 日 도쿄에 이미지센터 연구단지 설립…'소니 나와라'
삼성전자, 미국 실리콘밸리에 대규모 R&D센터 세워...LG전자, 영국에 자동차 전장 R&D센터 구축

오만학 기자

기사입력 : 2019-11-20 06:00

SK하이닉스가 최근 일본 도쿄에 '일본 CIS R&D센터'를 설립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최근 일본 도쿄에 '일본 CIS R&D센터'를 설립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지피지기백전백승(知彼知己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게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경쟁업체를 앞지르기 위해서는 경쟁자의 장점을 파악하고 때로는 이를 배워야 한다.
글로벌 기업 간 기술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간판급 전자업계가 해외 경쟁업체 심장부에 자사 연구센터를 설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자사의 해외 연구센터에 선진 기술 DNA를 이식해 글로벌 시장을 재빨리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SK하이닉스, 日도쿄에 차세대 이미지센서 R&D 세워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일본 도쿄에 이미지센서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일본 CIS 연구개발(R&D)센터'를 열어 차세대 이미지센서 기술 연구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 수도에 연구소를 설립해 우수인력과 연구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미지센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분야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품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은 지난해 131억 달러(약 15조2549억 원)에서 오는 2023년에는 244억 달러(약 28조4138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실적 발표 후 전화회의)에서 이미지센서 투자를 본격 선언하고 첫 해외 R&D센터 본거지로 일본 도쿄를 낙점한 점도 이같은 성장잠재력을 반영한 결정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초대 연구소장으로 일본 소니 출신 시무라 마사유키를 임명했다. 시무라 소장은 1997년부터 18년간 소니에서 근무한 이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거쳐 SK하이닉스에 합류했다.

SK하이닉스가 소니 출신 인사를 앉힌 것도 이미지센서 시장 최강자 '소니'를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현재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은 소니가 48.3%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닉스 점유율은 2.1%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무라 연구소장은 “SK하이닉스의 일본 R&D 센터 개설은 일본에 집중된 다양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본 대학과 공동 R&D를 통해 SK하이닉스 이미지센서 사업에 다방면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자업계 주요 해외 R&D센터 현황. 정리=오만학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전자업계 주요 해외 R&D센터 현황. 정리=오만학 기자

삼성·LG, 해외 R&D센터 설립 활발...“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국내 전자업계가 적진 한가운데에 핵심 연구시설을 들여놓는 데에는 선진 기술 습득과 함께 관련시장 장악에 목적이 있다.

해외 R&D센터 설립에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단연 삼성전자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전 세계 12개국에서 14곳에 달하는 R&D센터를 운영하며 선진 기술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예가 미국 실리콘밸리 R&D센터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8년 TV, 반도체 등을 연구하는 미국 새너제이 R&D센터(SISA)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실리콘밸리 지역 R&D센터 몸집을 꾸준히 늘려왔다.

삼성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대규모 R&D 센터를 구축하는 이유는 ‘혁신의 산실’ 실리콘밸리에 수천 명이 근무하는 혁신기지를 세워 ‘혁신의 삼성’을 이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삼성전자는 또한 지난 2014년 구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지역 한복판에 3만5000㎡ (약 1만588평)규모의 R&D센터를 세워 이곳을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요충지로 삼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LG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자동차 전장부품(電裝部品: 자동차에 쓰이는 전기 장치ㆍ시스템 등을 설계하고 제작해 만든 부품) 분야에서 보폭을 늘리고 있는 LG전자는 지난 2017년 영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 코벤트리에 R&D센터를 설립했다.

LG전자는 이 센터를 통해 재규어 랜드로버 등 세계적인 영국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왔다.

또한 LG전자는 이보다 앞선 2015년에는 통신장비 산업의 메카인 핀란드에 IT R&D센터 법인을 새로 설립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산업 인프라가 부족했던 우리 기업들이 단숨에 세계적인 기업들을 넘어서게 된 데에는 선진 기술 습득을 통한 기술혁신 덕분"이라며 "반도체 등 기존 효자 산업을 넘어 차세대 시장 장악까지 넘보는 우리 기업들의 해외 R&D 센터 설립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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