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공모가 1만2250원, 시가총액 1조3503억 원
한화시스템이 13일 코스피시장에 입성한다. 한화시스템은 1977년 삼성정밀에서 시작된 회사로 지난 2018년 8월 한화S&C와 합병하며 방산과 IT서비스 융합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사업부문은 크게 방산과 ICT(정보통신기술)로 나뉘며, 과거 3년 평균 매출액의 70%가 방산, 30%가 ICT에서 발생했다.
IPO(기업공개)흥행도 성공했다.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기관 사전청약) 결과 공모가는 1만2250원으로 확정했다.
이후 4~5일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의 청약 결과, 16.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다.
확정된 공모가 기준으로 한화시스템의 시가총액은 약 1조3503억 원에 이른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공모에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제2 데이터센터 건립과 신규사업인 에어택시(PAV:소형항공운송)에 투자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한화시스템의 상장보다 오너일가의 경영권승계 가능성에 더 눈길을 주고 있다. 지분구조상 오너일가가 한화시스템을 활용한 지배구조개편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분구조를 보면 더 잘 드러난다.
1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의 최대주주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91%)다. 헬리오스에스앤씨(32.61%), 에이치솔루션(14.48%) 등이다.
이 가운데 오너지배력과 관련있는 곳은 비상장사인 에이치솔루션이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그룹이 지난 2017년 그룹 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한화S&C에서 투자부문만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해 지배력 강화의 핵심회사로 꼽힌다.
지분을 보면 한화그룹의 장남 김동관 전무 50%를 비롯해 둘째 김동원 상무와 셋째인 김동선 씨가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했다.
◇한화 3형제 에이치솔루션 지분 100% 보유, 한화지분 증여, 합병 등 거론
에이치솔루션은 지주사는 아니지만 한화그룹의 에너지계열 쪽으로 위치는 지주사에 가깝다. 자회사인 한화에너지(100%)을 두고 그 아래 손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39.2%)을, 한화종합화학 아래 증손회사인 한화토탈(50%) 등도 보유 중이다.
이번 한화시스템의 상장을 계기로 한화그룹 오너일가의 경영승계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단 한화시스템의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이치솔루션 모두 보호예수기간을 18개월로 정한 것을 고려하면 그동안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 극대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보호예수는 최대주주 등 일정지분을 가진 투자자가 주식을 의무보유하는 기간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가 오를수록 오너일가의 경영권승계관련 재원마련이 유리한 구조”라며 “한화시스템의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91%)로 에이치솔루션이 지분을 모두 팔아도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 과정에서 에이치솔루션의 손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의 IPO도 점쳐지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이 회사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9.2%를 보유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을 13일 상장한 뒤 내년 한화종합화학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주관증권사 선정 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는 5조 원대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가치만 약 1조96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인 한화로 후계구도의 확립방안은 크게 후계자나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의 지분을 증여받고 세금을 내는 것과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의 합병 등 두 가지다”며 “이들 방안 모두 에이치솔루션의 현금확대가 뒤따르는 방법들로 이번에 상장한 한화시스템은 꾸준한 기업가치 상승과 배당확대로 에이치솔루션 현금마련의 재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