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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소설기사’와 ‘가짜뉴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기사입력 : 2019-1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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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기자들이 기자실에서 ‘담합’을 하고 보도자료를 ‘가공’하고 있다”고 비난한 적 있었다. 언론을 ‘불량상품’이라고 하기도 했다.

‘특정 언론’을 겨냥한 발언도 있었다. “서울 한복판에 거대 빌딩을 가진 신문이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된 비판이었다.

청와대 홍보수석이 기자가 쓴 기사를 ‘소설’이라고 깎아내리는 글을 올렸고, 노 대통령은 그 글에 ‘잘했다’고 격려하는 댓글을 붙이기도 했었다.

청와대가 신문 제목에 ‘노무현 대통령’을 ‘노(盧)’라고 줄여서 쓰는 것이 못마땅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노’가 아니라, ‘노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대통령’ 등으로 표현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요구는 더 있었다. 청와대 홍보수석은 “국민과 대통령의 코드가 안 맞을 때는 변압기가 있어야 하는데 이 역할을 언론이 해줘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언론관은 ‘취재 지원 선진화 방안’으로 ‘진화(?)’하기도 했다. 정부부처의 기자실을 ‘합동브리핑센터’로 통폐합하는 ‘선진화’였다. 이른바 ‘기자실 대못질’이었다.

명분만큼은 뚜렷했다. ▲정부와 언론의 투명성 제고 ▲취재 및 브리핑실 운영 효율화 ▲정보 서비스 제공 강화 등이었다.

당시 기자실을 통폐합할 때 들어간 비용이 55억4000만 원, 다음 정부에서 복구하는 데 들어간 돈이 6억3000만 원이었다고 나중에 보도되기도 했다. 국민 세금이 ‘기자실 통폐합’과 ‘원위치’ 비용으로도 사용된 것이다.

태평양 건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론관’도 어쩌면 닮은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직한 언론이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많은 것을 성취했는데도 언론이 깔아뭉개고 있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연례행사’인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고, 백악관 대변인은 ‘비공식 브리핑’에 몇몇 특정 언론을 제외시키기도 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자녀들을 만났을 때는 “언론인이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들을 낳았다는 게 믿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젠가는 ‘언론의 목을 조르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몇 달 동안 시청하지 않았던 CNN을 어쩔 수 없이 봤는데 얼마나 나쁘고 가짜인지 다시 깨닫게 됐다”고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그 독특한 언론관은 취임 이래 지금까지 ‘요지부동’이다.

이 ‘가짜뉴스’라는 용어가 태평양을 건너와서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뉴스통신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는 저널리즘의 신뢰성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언론의 공정성과 자유를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증오와 혐오, 너무나 빠르게 확산하는 가짜뉴스와 허위정보가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 ‘특정 언론’의 보도를 거론하면서 “이게 진정 우리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기도 했다. 법무부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라는 훈령을 만들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며칠 전 법무부의 훈령과 관련, “참여정부 때 기자실의 대못질과 연관되는 것, 문재인 정권의 언론 DNA가 똑같다”고 비판하고 있었다. 시민단체도 “오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주체는 법무부가 아니라 국민이 판단할 일”이라는 등의 반론을 제기하고 있었다.

자칫 오보를 잡으려다가 가뜩이나 갈라진 국론이 더 조각나지 않을까 싶어지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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