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마이너스 금리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 대형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가 고액계좌를 상대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즉 예금 이자를 주기는커녕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의미다.
19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 은행은 200만 스위스 프랑(약 24억 원) 이상의 개인 및 기업의 예금 계좌에 대해 0.75%의 마이너스 이자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 1000만 스위스 프랑 이상의 기업 계좌에 대해선 마이너스 0.85%를 적용한다.
이 같은 조치는 기업 고객에 대해선 다음달 15일부터, 개인 고객에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이 같은 방침은 스위스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가 이미 마이너스로 주저앉은 데 따른 조치다.
마이너스 금리는 경기 부양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자금을 중앙은행에 맡기면 수수료를 부과할 테니, 기업과 가계에 더 투자하라는 뜻이다. 기준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시중은행은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을 맡기는 대가로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시중은행은 그 부담을 일반 고객에게 넘기게 된다.
현재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인 국가는 스위스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 스웨덴, 덴마크 등 5곳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도 오는 11월부터 200만 스위스프랑 이상 개인 계좌에 연 0.75%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드트도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과 일본에 비해 견고한 미국 경제도 위태롭다는 진단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달 4일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미국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