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의 쌀 수입 자유화로 인해 필리핀 내 쌀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부들이 농토를 떠나면서 국가 식량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필리핀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쌀 농가의 소매 평균 가격은 kg당 15.96페소(약 367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1%나 하락했다. 이는 2011년 12월에 기록한 15.91페소 이후 처음으로, 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같이 쌀이 주식임에도 불구하고 기계화 보급률이 매우 낮고, 여전히 전근대적인 방법으로 쌀을 재배하는 농가의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면적당 수확량이 낮아 자급률은 90%에 못 미치며 쌀 가격은 주변국보다 훨씬 높은 지경에 이르렀다.
필리핀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연말 쌀 수입 자유화를 단행했다. 그런데 이 시책이 쌀 가격의 하락을 초래함으로써, 농부들이 농사를 그만두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자급률을 떨어뜨려 국가 식량 위기를 위태로운 수준까지 몰고가고 있다. 장래 쌀 수출국들의 가격 횡포에 경제난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