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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 1만2,000명 사살 소련의 전설의 여자저격수들은 왜 과거를 숨기고 잠적했을까?

김경수 편집위원

기사입력 : 2019-10-14 00:19

1945년 2월 동프로이센을 점거한 소련군에 가담했던 여자 저격병들.이미지 확대보기
1945년 2월 동프로이센을 점거한 소련군에 가담했던 여자 저격병들.


제2차 세계대전이 확대되기 시작한 1941년 독일군이 소련을 침공했을 때 조국을 위해서 일어선 것은 남자들만이 아니었다. 약 2,000명의 러시아인 여성이 저격병으로 군에 입대한 것이다. 큰 공을 세운 이들이지만 종전 이후에는 그 일에 대해 입을 다물게 됐다. 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 소련여군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저격병 

전쟁 중 독일인들이 저지른 만행에 보복하고 싶은 마음을 느낀 것은 남자만이 아니다. 여성들도 자원해 군에 들어가 특수기능을 익히고 저격병과 같은 위험하고 복잡한 임무에도 종사한 것이다. 전황이 어려울 때도 여군들의 사격은 정확했기 때문에 전우들은 그들을 애정 어린 ‘렌즈의 여신’이라고 불렀지만 반면 적이었던 독일병사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후 그들은 거의 전원이 전장에 있었음을 숨기고, 군인포상이나 수당도 받지 않았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소련군에는 여군이 100만 명 가까이 있었다. 깊은 애국심과 적에게 복수하고 싶은 억누르기 힘든 욕망이 소련여성들을 전선으로 향하게 한 요인이었다. 여군들이 활약한 직종은 약 20가지로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가장 힘든 저격마저 그녀들은 수행하고 있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인내심이 강하고 세심한 작업을 잘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총을 발사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여성들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적을 죽일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저격병을 지원한 것이었다.

여성들은 어디서 이러한 정확한 저격술을 익혔을까? 그 당시 프로로서 저격술훈련을 받는 일은 세계에서도 아직 드물었다. 소련에서는 1942년 12월에 여자저격병 양성이 시작되고 저격지도교습소에서 여성용의 3개월 과정이 짜여졌다. 그 5개월 후에는 모스크바 교외에 여자저격병양성소가 개교했으며 반년 동안 여성들은 사격전투, 화학, 전술, 정치교련 등을 배웠다.
특히 주의를 기울인 것은 군사지리학, 저격술, 위장기술, 또한 육체적인 훈련이었다. 여자 훈련생들은 백병전 기술을 익히고, 시력과 완력을 올리고 관찰력을 단련해 24시간 언제든지 250m에서 1㎞ 떨어진 곳에서도 움직이는 표적과 정지하고 있는 것도 모두 사격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았다.

전선에서 전달되는 요구에 맞추어 양성프로그램은 점차 수정되어 갔다. 국가시험과 장비를 착용하고 70㎞의 행군을 마치는 것으로 훈련이 완성됐다. 그러나 독소전에서 전선으로 향한 여군 중에서 전문 양성기관을 나온 것은 불과 1,885 명에 불과했다.

■ 15분 만에 16명 저격 ‘레이디 데스’ 별명도

이 전쟁에서 저격병 양성소를 나온 여군들이 죽인 것은 독일병사 약 1만2,000명(1개 사단에 해당한다)으로 그것도 주로 장교나 지휘관들이었다. 여자저격병들은 통상 2인1조로 임무에 투입됐다. 한명이 지키고 한명이 사격을 맡았고 파수꾼 역할은 적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고 위치를 정하고 죽인 적의 수를 카운트했다. 총이나 휴대식량 외에 적의 손에 떨어졌을 때의 자멸용 수류탄도 가지고 있었다.

최대의 공적을 올린 여자저격수는 류드밀라 파블리첸코로 309명의 독일병사(그 중 36명은 경험 풍부한 저격병이었다)를 죽인 전설의 여성이다. 15분 만에 16명을 죽였다는 일화도 있다. 독일병사들은 그에게 ‘볼셰비키의 왈큐레(유희왕)’라는 별명을 붙였다. 게다가 ‘미스 콜트’ ‘불꽃의 여왕’ ‘레이디 데스’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었다.

신병으로서 전선에 나섰을 때도 류드밀라는 살해된 병사의 총을 주워주고, 있을 수 없을 정도의 정확성으로 적을 쏘고, 곧 저격 총도 손에 넣었다. 오데사 방어 시 파블리쳰코가 세운 공적의 하나는 15분간의 전투에서 16명의 독일병사를 죽인 것이다.

정밀한 사격으로 89명을 죽인 니나 로브코프스카야는 ‘붉은 군대’ 훈장과 명예 3등 훈장을 받았다. 84명을 죽인 류보히 마카로는 명예 2등, 3등 훈장을 받았다. 소련영웅이 된 저격병 나탈리아 콥쇼바와 마리아 폴리바노바 짝은 수류탄으로 주위에 있던 독일병사들을 휩쓸고 자폭하면서 적병을 300명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연령에 맞지 않게 48세에 지원해 전장에 나간 니나 페트로바는 122명의 적병을 죽였다. 이어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젊은 여자저격병들에 전수하고 500명 이상의 프로병사를 육성해 명예훈장에 전적으로 적합한 인물이었다. 명예훈장을 두 번 받은 로자 샤니나는 ‘동프로이센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라는 칭호를 얻었으며 1944년 4월부터 1945년 1월까지 12명의 저격병을 포함 70명의 병사를 죽였다.

■ 왜 그녀들은 과거를 숨기고 잠적했을까?

전장에 있었던 것은 여성저격수들의 심리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 왜냐하면 전장에서의 행위는 모두 본질적으로 하나님에게 주어진 자연의 역할에 위배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성의 임무는 생명을 주는 것이며 빼앗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군인이었던 여성들에게 복잡한 태도를 취했다. 간호사와 위생 원으로 여성이 자국의 병사들을 돌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당연한 것으로 어머니로서의 본능이고 부상자는 아이처럼 무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준기가 달린 총을 가진 여성이 어떤 목적을 위해 ‘사람사냥’에 나섰다는 것을 알게 되면 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될 것은 분명하다. 확실히 전쟁터와 같은 곤란한 장소에서는 여성저격병을 진지하게 접할 수 있다. 함께 정찰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을 아내로 만든다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게다가 여군들은 평상시 생활로 돌아가서도 전쟁터에서 남자들과 무엇을 했느냐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사회의 비판적 시선을 받았다.

전쟁의 온갖 공포를 체험하고 살인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벽을 넘어 눈 위나 작열하는 태양 아래나 빗속에서 몇 시간 동안 엎드려 건강을 해친 여성저격병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도덕하다는 이유 없는 비난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전장에 있던 것은 말도 하지 않고 포상을 받은 것도 숨기며 가정을 가진다는 행복을 잡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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