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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성장통]반복훈련과 미래비전으로 포기를 날린다

글로벌취업의 문턱도 못 가고 연수 실패

박희준 기자

기사입력 : 2019-10-09 06:00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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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전무님! 중도포기자가 1명 발생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 주 받은 동남아 현지연수팀장의 이메일 보고서 제목이다. 슬픈소식이었다. 해마다 1~2명은 연수과정 중에 포기하곤 한다.

김형선(가명) 연수생은 국내에서 약 2개월, 동남아 현지에서 1개월이 지난 시점에 그만두겠다고 손을 들었다. 100여명의 연수생 중 동남아 현지에서 포기한 첫 경우이다.

이렇게 연수중에 중도 포기하는 사람이 매년 150~200명 중 2~3명 생긴다. 통계로는 실망까지 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당사자를 맡아 키워서 취업시켜주겠다고 천명한 교육연수 실무총괄 책임자로서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우리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은 동남아 국가의 현지 언어를 고급 수준으로 올리는 게 핵심이다. 노동집약적 산업이 발달된 터라 현지인 리더십은 취업,창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의 기본 사다리이다. 거의 1년이라는 긴 시간을 투입해 연수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도 포기한 이유를 짐작해 본다


본인에게 포기한 이유를 물었다.

"국내에서는 할 만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으로 많은 것을 배우며 뭔가를 이루는 포만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지에 나가니 의외로 힘들었습니다. 더위와 언어공부도 지쳤습니다. 공부의 중압감과 매주 치르는 단어시험도 적응이 어려웠습니다. 체력도 바닥이 났습니다."

나머지 100여 명의 동기들은 잘 버텨내고 있지않냐고 되물었더니,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말은 안 하지만 실제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고 답했다.

필자에게는 이 연수생의 다른 문제가 늘 눈에 들어 왔다. '집중력'문제였다.

국내에서 교육하는 2개월여 동안 필자는 강의시간에 연수생들의 부지불식(不知不識)간의 행동을 꼼꼼히 지켜본다. 김형선 연수생은 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산만하고 조는 일도 잦은 편이다. 정히 졸리면 일어서서 강의를 듣도록 습관화시키는 시도를 한다. 위기와 한계를 극복하는 시스템을 머리에 심어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김형선 연수생은 무턱대고 앉아 졸거나 시선이 다른 데 가 있어 지적을 받은 때가 제법 많았다.

성장을 위한 ‘단순반복’으로 극복한다.


연수의 출발은 단순 반복의 기초훈련이다. 이 단계를 못 넘기면 대개가 포기한다.

아기가 기다가 일어나 걷는 데 2000번의 시도를 한다고 한다. 숟가락으로 밥 먹고, 우리글을 깨치고, 구구단을 외워서 다양하게 응용하고, 낯선 외국어를 시작하고, 태권도를 하고 피아노나 바이올린의 악기를 다루는 것도 지루한 단순 반복의 골을 지나야 한다.

무조건 해야 한다. 그런데 자의식(自意識)이 드러나면서 하기가 싫어지며 저항한다.

말이 자의식이지 욕망과 편안함이 스멀스멀 밀고 들어온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새로운 분야로 들어서서 어느 정도 지난 시점에 반드시 접하는 절벽, 슬럼프에 빠지는 것이다. 90%이상은 이 절벽에서 멈추고 만다. 뛰어 넘으면 '계곡'이라고 부르고, 주저앉으면 '포기'라고 한다. 그래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고 이름 붙여져 있다. 기술이나 기업경영 등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단테는 '신곡(神曲)'에서 지옥으로 오는 자에게 "여기에 들어오는 너희는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라고 갈파하고 있다.

이 때 누군가와 같은 내용의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으면 고통이 나눠지며 훨씬 가벼워지는 심리적 현상을 갖는다. 이런 효과를 노리고 우리 과정은 최소 20명부터 100명까지 한팀으로 이뤄 계곡을 통과하게 하는 것이다.

죽음의 계곡을 통과하는 힘


그래서, 초기에 단순 반복 운동으로 약 2개월 동안 생활적응력을 키운다. 그리고 단체 활동으로 자신감을 갖게 하며 본격적인 지루함의 반복에 준비하게 한다.

마지막 극복의 힘은 '희망과 비전'이다. 더 달콤한 세상에 대한 기대와 겪어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다. 그러자면 학창시절에 한 단계 높은 삶에 대한 식견(識見)이 생겨야 한다. 새롭고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로 여행, 견학, 경험, 영화나 다큐프로그램 등의 간접경험이 해당된다. '나도 저렇게 한 번 살아 봤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어야 한다.

아쉬움의 끝에 보는 글이다.


마지막으로 김형선씨보다 1년전에 연수를 마치고 현지 한국기업에 취업한 한병우(가명)의 블로그에 게재된 글을 정리하여 올린다.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형태의 글이다.

문 : GYBM 과정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이 무엇인가?

답 : 제일 힘들었던 것은 '제한된 시간' 속에 매일 똑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나와의 싸움이었습니다. 듣기 싫은 베트남 소리를 MP3를 통해서 귀에 집어넣을 때의 고통은 말을 못할 정도였습니다.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겹지만 잠시라도 들어야 했습니다. 지겨워도 끈질기게 공부하겠다고 나 스스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옆에 있던 동기들이 한국말로 말을 걸어옵니다. 잠시 쉬러 나가자는 말은 엄청난 유혹이었습니다. 그것을 무시하고 혼자 남아 '이상한' 베트남어를 흉내내는 것은 정말 지겨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정 전체가 지겨웠습니다. 돌이켜보니 연수를 받는다는 것은 결국 저와의 싸움이었습니다.
*

얼마나 지겨웠으면 베트남어를 배우는 것이 기본 목표인 당사자가 '듣기 싫은', '이상한'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이런 푸념을 늘어 놓았겠는가? 그러나, 이것을 푸념이라고 하는 것은 극복했기에 쓸 수 있는 단어이다. 관뒀으면 ' 포기'라는 단어가 남았을 것이고 평생을 따라 다닐 것이다.

극복한 자가 글로벌 세상을 호령할 미래를 기대한다. 반드시 이뤄야 한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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