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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3파전 양상

예비입찰에 애경그룹-KCGI-미래에셋 참여...SK·한화 등 유력 인수후보 대기업 불참
상반기 대규모 적자·불투명한 실적 개선 영향...분리매각 가능성 '솔솔’

박상후 기자

기사입력 : 2019-09-04 06:00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진=뉴시스


최대 ‘2조 원대 대형 매물’로 거론됐던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3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에 마감한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재무적 투자자(FI)로 미래에셋대우와 KCGI가 참여하기로 했으며 HDC현대산업개발, 애경그룹 등이 전략적투자자(SI)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SK, 한화, CJ 등 주요 대기업 그룹은 결국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지난 7월25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CS증권은 예비투자자들에게 배포한 투자설명서(IM)에서 아시아나항공 구주 지분(31.05%)에 대한 매입가격, 인수 후·유상증자(신주) 자금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던 애경그룹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각각 FI와 SI로 입찰에 참여했다. 가장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애경그룹은 실사 단계까지 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여러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애경이 적격후보자에 포함돼 아시아나 실사에 돌입하면 대형항공사의 운영 노하우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중도 포기하더라도 실익을 챙길 수 있다.

KCGI는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과의 경영권분쟁 패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으로 눈을 돌렸다. 금호 측과 채권단은 FI 단독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건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합종연횡에 성공할지가 관건이다. 미래에셋대우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참여했다. 국내 1위 초대형 투자은행(IB) 미래에셋대우가 막강한 자금동원력을 앞세워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향후 판도 추이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당초 예상됐던 대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악화와 항공 산업의 어려운 경영 환경을 꼽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1241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당기순손실도 2024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 상반기 기준 부채는 9조6000억 원 수준으로 부채 비율은 약 660%에 달한다.

올해 들어 크게 위축된 항공 산업도 한 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수 경기 부진, 원화 값 약세 등으로 항공 수요를 이끌어 온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출국) 성장세가 둔화된 탓이다. 올해 상반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통 매각이 아닌 아시아나 계열사 분리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따로 매각하면 저비용항공사(LCC) 진입을 원하는 기업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항공 산업 위축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흥행에 실패했다"며 "채권단은 분리매각을 통해서라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65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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