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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극일(克日) 선도기업이 필요하다

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기사입력 : 2019-08-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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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소재부품의 기술 자립이 국민적 관심사다. 기술 예속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일이다. 기술 발전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돼 왔지만 기술 선진국 역시 끊임없이 리더의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술은 하루아침에 혁명(革命)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쫓아가는 입장에서는 더욱 전략적이고 치밀해야 한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나라 기술, 특히 소재부품 분야의 기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다. 정부, 기업, 국민들까지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장기적 안목에서 전문가들의 경험과 지식을 최대한 반영한 제대로 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정책과 제도가 잘못되면 뒷걸음질 한다.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정치권과 정부는 조급해서는 안 된다. 기업도 개선할 일이 많다. 대표적 사례가 원청자인 대기업들의 구매 방식이다. 물론 경쟁력 있는 구매는 기업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공정성·투명성 확보를 위한 공개경쟁이 기업의 경쟁력(생태계) 확보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철강업계도 일본이 보유한 원천기술 제품을 국산화해야 한다. 업계는 맏형인 포스코의 현 입찰 방식에 이견을 보인다. 여전히 일본 원천기술을 보유한 제품이 낙찰 받을 수 있는 제도라고 주장한다.

현재 포스코 입찰 제도는 예가(預價) 이하 입찰, 예가 이하 응찰가 중 최저가를 제외하고 나머지 평균의 85%를 산출해 가장 근접한 응찰가를 낙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2개 업체 응찰의 경우, 하나를 제외하지 않으며 예가 자체가 기존 가격대비 훨씬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다. 여전히 저가 응찰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이유다.

최저가 입찰제도 대안으로 마련된 현재의 입찰제도는 국산 기술제품 구매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일본 원천기술 제품이 저가로 응찰, 낙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일본 원천기술 부품소재는 감속기, 베어링, 스핀들 모터 등 기계 장비류, 절연코팅제, 도료, 윤활유 등 화학제품들이다. 이 중(일본 원천기술제품) 독과점인 경우는 가능성과 의욕을 가진 국내업체를 선정해 지원과 구매를 통한 국산화를 유도해야 한다.

국내 업체가 대체 기술과 제품을 갖고 있다면, 국산 제품이 납품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과 지원 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 그래야 국내 기업들이 지속 생존하고 국산 부품소재의 경쟁력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다. 어렵게 국산 기술을 확보한 국내 납품업체들이 경기침체의 어려운 상황과 납품 경쟁에 휘둘려 생존을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현재의 입찰 방식은 일본으로부터의 소재부품 독립이 아니라 오히려 기술속국으로 가는 길이다.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가 국내 철강산업은 물론 부품소재 산업 국산화에 기여함으로써 기술 자립국, 진정한 '극일(克日)'의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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