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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조국 후보자의 ‘투필→ 집필→ 투필’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기사입력 : 2019-08-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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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나라가 무너지고 당나라가 일어설 즈음, 위징(魏徵·580∼643)이라는 사나이가 ‘중대 선언’을 했다. ‘술회(述懷)’라는 시를 지으면서 첫 대목에서 이렇게 읊었다.

“중원에서 천하쟁탈전이 또 벌어졌구나(中原還逐鹿), 붓을 던져버리고 싸움터에 나서야겠노라(投筆事戎軒).”

붓대를 놀리던 손으로 칼자루를 잡겠다는 선언이었다. 먹물 묻은 손을 핏물로 덧칠하겠다는 ‘공개선언’이었다.

위징은 자신에게는 아무런 사심도 없다고 주장했다. 비록 칼을 잡지만, 부귀영화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우겼다.

시 끝 부분에 이렇게 썼다.

“의기투합했기 때문에 나설 뿐(人生感意氣), 공명 따위를 도대체 누가 논할 것인가(功名誰復論).”

위징은 그렇지만 ‘공명 따위’는 필요 없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공명’을 죽을 때까지 누렸다. 글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했다.

위징은 당나라 고조 이연(李淵) 밑으로 들어갔다가 그 아들인 태종 이세민(李世民) 대에 이르기까지 승승장구했다. 요직을 두루 거치고 나중에 문정(文貞)이라는 시호까지 받았다. ‘술회’라는 시는 어쩌면 ‘자기합리화’였다.

위징처럼 붓을 던져버리고 싸움판에 뛰어드는 것을 ‘투필종융(投筆從戎)’이라고 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이 ‘투필종융’을 2번 하는 사람이 생겼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조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면서 ‘투필종융’을 하더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했다가 다시 법무부 장관 ‘투필종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붓을 던지는 ‘투필(投筆)’을 했다가 다시 붓을 잡는 ‘집필(執筆)’을 하더니 재차 ‘투필’이다. ‘투필→ 집필→ 투필’이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을 맡을 때 ‘술회’를 한 바 있었다.

“고심 끝에 민정수석 직을 수락했다. 능력 부족이지만 최대한 해보겠다.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

그리고, 또 ‘투필’이다. 장관직에 오르게 되면 다시 ‘휴직’을 하며 붓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에, 위장매매와 위장전입 의혹 등으로 ‘주가’가 깎이고 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인사청문회에서 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에도 그럴 필요가 있을 듯했다. 서울대 학생들이 ‘2019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에서 조 후보자를 1위로 뽑고 있다는 소식이기 때문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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