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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루 만에 증발한 ‘50조 원 방정식’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기사입력 : 2019-08-0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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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5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 범부처 브리핑에서 45조3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예산, 인수합병(M&A), 금융, 특별지원 등을 포함한 자금이라고 했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발표한 날 증권시장에서는 주식값이 폭락,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에 49조2000억 원이나 ‘증발’했다. 코스피 33조5000억 원, 코스닥시장 15조7000억 원이었다. 한국거래소가 부랴부랴 ‘사이드카’를 발동했어도 추락하는 주가는 잡을 수 없었다.

계산하기 쉽게,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을 50조 원이라고 잡아보자.

50조 원은 정부가 이번에 지원하겠다는 45조 원을 충당하고도 한참 남는 자금이다. 그 엄청난 돈이 하루 사이에 날아간 것이다.

몇 가지 더 따져보자.

▲50조 원은 5000만 국민 모두에게 1인당 1000만 원씩 돌아갈 수 있는 ‘거금’이다. 4인 가족이면 어지간한 대기업의 한 달 월급 정도인 400만 원이다.

▲50조 원은 5억 원짜리 제법 널찍한 아파트 10만 가구를 살 수 있는 거금이다.

▲지난해 직장인 평균 연봉은 3519만 원으로 집계됐다. 50조 원은 142만 명의 연봉이다.

▲50조 원은 ‘희망연봉’ 3000만 원짜리 월급쟁이 166만 명을 1년 동안 고용할 수 있는 큰돈이다.

▲50조 원은 100만 실업자에게 5000만 원씩 나눠줄 수 있는 돈이다. 장사밑천을 해도 될 만한 돈이다.

이런 엄청난 거금이 순식간에 ‘증발’했는데도, 이날 오전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기업들이 적극 대처하고 정부는 다각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는 등 민관이 총력 대응하고 있는 만큼 미리 예단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라리 금융당국자의 말이라도 없었더라면, 투자자들은 덜 황당했을 것이다. 앞으로 주식투자자들은 정부의 얘기를 귓전으로 흘리게 생겼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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