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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오락가락 '왜'

공정거래법 개정안 임박, SK하이닉스 지분확대 비상
중간회사 전환시 SK하이닉스 인수합병 탄력받을듯

최성해 기자

기사입력 : 2019-07-03 10:20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다른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며 중간지주사 전환이 현실화될지 불투명하다. 이미지 확대보기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다른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며 중간지주사 전환이 현실화될지 불투명하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놓고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중간지주사 전환은 물론 인적물적분할 방식도 거론되며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전환은 유력했다. 하지만, 최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다른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갈지자 행보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중간지주사 전환 공론화

SK텔레콤이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 섰다. 전체적으로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본업인 모바일 부문의 성장이 둔화하며 비통신부문에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모바일 부문의 부진은 1분기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 1분기 연결 매출액은 4조3349억원(+3.7% 이하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3226억원(-0.9%)을 기록했다. 시장추정치 3184억원을 겨우 턱걸이한 수준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본업인 이동통신(MNO) 부문의 부진이다. 1분기 요금인하 영향에 따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의 하락세가 지속됐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영업이익은 시장추정치를 소폭 상회했으나. 모바일통신 별도 실적은 역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동전화 부문의 ARPU 하락세가 이어진 반면, 미디어 부문의 강세와 커머스 사업의 손익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며 “5G 투자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 증가와 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의 감소전망에 따라 올해 수익은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이 다시 성장하기 위해 빼든 카드는 중간지주사로 지배구조개편이다. 중간지주사는 기존 지주사의 지배를 받는 동시에 다른 사업자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는 지주사를 뜻한다.

중간지주사 전환가능성은 지난 2016년에 처음 나왔다. 당시 SK하이닉스의 덩치키우기 차원에서 제기됐으나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아 흐지부지됐다.

이번은 다르다. CEO가 직접 중간지주사 전환을 언급하며 SK텔레콤의 지배구조개편을 공론화했다. 지난 2월 8일 미국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당시 "올해 안에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려고 한다"며 "시장에서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는 방안이 무엇일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최근 발언을 보면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한걸음 물러나는 모양새다. 박 사장은 지난달 19일 민관합동 5G 위원회 행사에서 “성장 회사와 정체 회사의 기업가치 차이를 해소해야 하는데 논의가 필요하다"며 "중간지주사 전환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지주사 전환속도, 기업가치 등 두 마리 토끼 잡을까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놓고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이는 배경은 현재 핵심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손발이 묶인 것과 관련이 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SK텔링크, ADT캡스, 옥수수+푹(합병심사중), 11번가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의 연결실적을 쥐락펴락하는 핵심계열사는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조3665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에서 여타 계열사를 압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성장이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의 성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셈이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공정위 규정에 막혀 대규모 인수합병(M&A) 나서지 못하며 그 불똥이 SK텔레콤에도 튈 수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3조4000억 원에 인수했다. 현행 공정거래법 규정상 SK하이닉스가 여타 기업을 인수합병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바로 손자회사의 인수규정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맨 꼭대기에 위치한 지주사는 SK로 SK텔레콤 지분 26.78%를 보유중이다.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가진 것을 감안하면 SK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다.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여타기업 인수합병시 증손자회사가 되어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 규모의 효과가 기대되는 대규모 인수합병은 이 100% 지분 인수규정으로 사실상 원천봉쇄된 셈이다.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자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 1분기 현금성자산은 1조1523억 원에 달한다. 1조 원이 넘는 거금을 인수합병에 활용하지 못하며 곳간에 묵혀두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전면시행이 임박한 것도 중간지주사 전환의 변수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시행될 경우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 30%를 확보해야 한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지주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최소지분율은 상장사 30%, 비상장사 50%로 현행보다 각각 10%포인트 상향조정되기 때문이다.

관건은 중간지주사 전환 타이밍을 언제로 잡느냐다. 공정거래법개정안 시행 이전에 중간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SK텔레콤은 규정에 따라 10%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 경우 지분매입에 천문학적 수준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의 종가는 6만9500원으로 10%(7280만237주)이상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선 약 5조596억 원이 필요하다.

지분확보에 따른 대규모 자금부담으로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기존 지주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SK텔레콤이 2019년말 이전에 중간지주회사 전환을 서둘러 마무리하면, SK하이닉스 지분의 추가취득 의무는 없기 때문에 하반기에 지배구조개편 작업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간지주사의 전환비용과 SK하이닉스 지분취득의 자금부담을 비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인적, 물적분할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SK텔레콤 사업회사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속도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중간지주사는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으며 중간지주사에 대한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며 "고객이나 비즈니스파트너, 주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여러가지 여건이 조성되면 중간지주사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안정성 보통…성장성 ‘흐림’
●투자지표
SK텔레콤의 지난 1분기 연결실적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수익성과 안정성은 보통, 성장성 둔화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안정성의 잣대인 유동비율은 보통 이하다.

2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1분기 기준 105.4.%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 유동자산은 8조3487억 원, 유동부채는 7조9216억 원이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SK텔레콤의 경우 유동비율이 약 100%로 평균 이하 수준이나 기말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이 2조571억 원을 보유해 크게 문제는 없다. 마음을 먹기에 따라 일부 유동부채를 갚는 등 유동비율을 대폭 올릴 수 있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96.0%로 양호한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로 SK텔레콤의 부채는 총 21조2274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22조1191억 원이다.

부채비율이 200% 아래면 재무안정성이 보통수준으로 평가받는다.

1분기 기준으로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3.2배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낮은 부채비율로 빌린 돈의 이자를 제외한 실제 손에 쥔 영업이익은 나쁘지 않다.

단 성장성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 증가율은 3.7% 소폭 상승했다. 신규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관리비증가율은 0.9% 내렸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증가율은 9.2%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증가율은 45.4%로 하락했다.

SK텔레콤의 수익성 지표는 평균이상이다.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4조3349억 원, 영업이익은 322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를 영업수익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29.0%다. 영업이익률은 7.4%로 양호한 수준이다.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도 나쁘지 않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3.5%다.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ROE는 6.8%로 수익성은 무난한 수준이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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